[박상진의 e스토리] '에포트' 이상호, 노력으로 다시 떠오를 2023년

박상진 2023. 1. 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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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 기복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평범한 일상에서도 찾아오는 게 기복이고, 일을 하면서도 기복에 따라 능률이 변한다. 특히 누군가와 상대해야 하는 경우, 이러한 기복은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 스포츠 역시 개인의 기복이 경기력에 결과를 미치는 경우가 많다.

'에포트' 이상호는 SK텔레콤 T1(현 T1)을 통해 LCK에 데뷔했다. 이어 2021년 리브 샌드박스로 이적하며 본인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이상호는 다음 해 농심 레드포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적 후 이상호는 작년의 기량을 보이지 못하고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제 이상호는 브리온으로 팀을 옮겨 이번 시즌을 준비한다. 2022 시즌의 부진의 이유에 대해 자신의 집중력과 챔피언 폭을 꼽은 이상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 가지 문제를 모두 잡아 자신의 경기력을 다시 끌어올리고, 동시에 브리온을 두 번째 LCK 플레이오프로 견인하려 한다.

이상호는 이러한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노력(Effort)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노력으로 2023년을 다시 빛내고 싶은 이상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023시즌이 끝나고 브리온으로 팀을 옮겼습니다. T1에서 데뷔한 후 리브 샌드박스와 농심 레드포스를 거쳐 이번이 네 번째 팀인데, 새로운 팀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이야기 주신대로 다시 새로운 팀에 와서 새롭게 시즌을 준비합니다. 선수 커리어를 새로 시작하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고, 내년 시즌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생각을 하면 벌써 기대가 됩니다. 

브리온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될까요
이전 팀과 계약이 끝나 새 팀을 찾는 과정에 브리온에 합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마침 브리온 최우범 감독님과 같이 팀 생활을 하고 싶었기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월드 챔피언십 우승도 하셨던 감독님이고, 그 과정에서 팀을 처음부터 우승까지 끌어올리셨죠. 그런 감독님을 믿고 따르면 저도 다시 한번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거 같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이야기한 대로 이상호 선수는 좋았던 선수 생활의 커리어가 한 번 끊겼죠. 리브 샌드박스 시절까지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2022시즌 농심 레드포스로 이적한 후로는 경기 출전 자체도 쉽지 않았습니다
프로게이머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거나, 승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누굴 탓할 것 없이 본인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역시 제가 부족해서 여러모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거 같아요. 제가 챔피언 폭이 좁았던 것도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2022 시즌 LCK에는 원거리 서포터가 주로 모습을 보였고, 제가 잘 다루는 근접 서포터는 사용하기 쉽지 않았어요. 경기력도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고요.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본인도 힘들었을 거 같은데 그 부분은 어땠나요
저는 경기력이 잘 올라오지 않아 출전기회를 잡지 못해도 회의감을 갖기보다는 언제든 다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좀 더 잘되기 위한 밑거름이라는 마음으로요. 고정으로 주전 출전했던 시기만큼 포지션 경쟁을 해야 했던 시기가 있었고, 그래서 저는 이전 시즌이 많이 힘들지는 않았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시간 동안 이상호 선수가 마냥 손을 놓고 있었을 거로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특히 본인이 이전 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유를 메타에 맞는 챔피언을 잘 다루지 못해서라고도 말했죠. 2023시즌을 앞두고 이러한 부분이 많이 개선됐을까요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동안에도 게임은 많이 보려 했어요.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는 거고, 나는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를 계속 고민했어요. 저기서 나는 어떻게 하고, 이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 이런 거죠. 리그 오브 레전드는 메타를 무시할 수 없는데, 메타에 안 맞는 챔피언으로는 잘할 수 없거든요. 프로 세계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생각했죠. 예전에는 메타에 맞지 않아도 근거리 서포터만 고집했는데, 이제는 어떤 메타에서도 활약할 수 있게 다양한 챔피언을 연습하죠.

준비를 열심히 했다는 건 결국 실제 경기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의미가 있는 건데, 그래서 브리온을 선택한 거죠
맞아요. 다른 선택도 있었겠지만, 프로게이머를 하는 환경은 한국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LCK가 월드 챔피언십 우승까지 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무대니까, 저의 경기력을 다시 증명하려면 LCK가 더 좋다고 생각해서 제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브리온을 선택한 거고요.

브리온을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로 최우범 감독님을 말하셨는데, 실제로 같이 팀 생활을 해보니 어떤가요
감독님과 이승후 코치님은 칭찬보다는 지적을 좀 더 해주세요. 하지만 저에게는 이런 스타일이 맞는 거 같고, 두 분 덕분에 저도 다시 예전 같은 경기력을 찾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챔피언 폭 문제는 순전히 제가 노력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지만, 팀의 방향성이나 게임의 운영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주시죠.

그리고 작년과 달리 주전 경쟁이 없는 점도 본인에게 조금 더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보이는데 이 부분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생각해보니 이제 저도 나이가 있는 편이더라고요. 어린 선수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가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신인 선수들을 보면 기량도 좋고 자기 관리도 잘하는데 열심히 연습까지 하더라고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겠지만, 주전이라고 안심하지 않고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맞겠죠. 서포터는 기량도 중요하지만 운영도 중요하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그것도 나이와 상관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해요.

그렇다면 새 팀에서 맞는 이번 시즌 목표가 있다면
작년에 제가 아쉬웠던 순간이나 실수한 경우가 많은데, 그런 실수를 줄이는 게 첫 번째죠. 두 번째로는 어떤 메타에서도 잘 활동할 수 있는 기복 없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작년에는 게임을 넓게 바라봐야 하는데 그렇게 하질 못했어요. 시야가 좁아졌다는 느낌을 받았죠. 한 곳만 바라보다 다른 걸 살피지 못하고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였죠.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작년 유독 제가 아닌 거 같은 경기를 많이 했어요. 건강 때문인지 경기 내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걸 알게 됐는데, 올해는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다행히 팀에서 촬영이나 기타 일정은 가능하면 하루에 몰아서 잡아주고, 나머지 시간에는 연습에만 집중하게 일정을 잘 잡아줘서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팀을 두 번째 플레이오프에 올리고 싶어요.

새로운 준비를 시작하는 만큼 올해 각오도 남다를 거 같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먼저 믿고 저를 데려와 주신 최우범 감독님에게 감사드리고, 감독님의 지도를 잘 따라가서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겠습니다. 그리고 작년 스프링처럼 올해 스프링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당장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는 못해도 길게 보고 끝까지 믿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박상진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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