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승기]하이브리드 제왕 ‘렉서스’ 행차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2023. 1. 4. 17:50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 뚝심은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도요타는 1977년 도쿄모터쇼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한 이후 현재까지도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한 도요타 하이브리드 기술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도요타는 일부에서 주장한 반일 불매 운동에 덩달아 휩쓸렸지만 높은 제품 설득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하이브리드차로 한국 수입차 시장을 장악해왔다. 특히 렉서스 ES300h는 최근 3년간(2020년 1월~2022년 11월) 1만6466대가 팔리면서 수입 하이브리드 부문을 압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로 내실을 다져온 도요타가 오랜 공백을 깨고 전기차 시장에 조용히 발을 들였다. UX300e가 그 시작점이다.
도요타는 일부에서 주장한 반일 불매 운동에 덩달아 휩쓸렸지만 높은 제품 설득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하이브리드차로 한국 수입차 시장을 장악해왔다. 특히 렉서스 ES300h는 최근 3년간(2020년 1월~2022년 11월) 1만6466대가 팔리면서 수입 하이브리드 부문을 압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로 내실을 다져온 도요타가 오랜 공백을 깨고 전기차 시장에 조용히 발을 들였다. UX300e가 그 시작점이다.
UX300e는 전장 4495mm, 전폭 1840mm, 전고 1525mm로 소형 SUV 수준의 크기다. 렉서스 디자인 상징인 스핀들 그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트리플 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가 날카로운 인상을 줬다. 후면 디자인은 레이싱 카의 후면 날개에서 영감을 받은 일자형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적용됐다.
공간은 소형 SUV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전기차 전용플랫폼이 적용된 게 아니라 넓은 공간감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래도 무릎이나 머리공간은 제법 나온다. UX300e 휠베이스는 2640mm 정도 된다. 트렁크 공간은 305리터로, 25kg짜리 캐리어 하나가 들어가면 꽉 차 보인다.
실용적인 전기차를 찾는다면 UX300e가 제격이다. 약 2시간에 걸쳐 주행을 이어가보니 실용성이라는 단어가 단번에 떠올랐다. 몸집이 가벼워 즉각적이고 날렵한 주행이 가능하고, 주차도 상대적으로 수월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소형차는 복잡한 도심에서 매우 유리하다.
승차감은 렉서스 상위 세단 못지않다. 속도를 한계치까지 높여도 한없이 부드럽다. 다른 전기차처럼 모터 성능 제어가 어려워 운전자가 급격한 속도 변화를 고스란히 느껴야하는 상황과 다르다.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를 빠르지만 부드럽게 안정적으로 이끌고 간다.
곡선 구간도 꽤 안정감이 있다. UX300e는 배터리를 차량 중심 하부에 달아 전체적인 무게 중심을 낮추면서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덕분에 코너링에서 흐트러짐 없는 주행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다소 달리는 느낌을 받았다. 가속페달을 더 깊숙이 밟아야하기 때문에 전비에도 영향을 줬다. UX300e에는 54.35k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최대 주행 거리가 233㎞ 수준이다. 충전 시간은 0%에서 75%까지 50분, 0%에서 100%까지 80분가량이 소요된다.
200km에서 시작한 시승은 약 77km를 주행하고 135km가 찍혀 높은 효율성을 보여줬지만 오르막길을 만나고 약 3~4km를 손해 봤다. 곧바로 내리막길을 만나 가속페달 조작 없이 회생제동장치로 만회했지만 아쉬운 부분이었다.
앞차간격과 차선유지 등 운전 보조장치 정확성도 높은 수준이었다. 일정 속도를 맞추면 도로 상황에 맞게 즉각적 대응이 이뤄졌다. 완만한 곡선주로에서는 운전대를 스스로 조작하며 편리한 주행을 도왔다. UX300e 가격은 5490만 원이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NX450h+도 눈여겨 봐야할 차다. 이번 NX는 8년 만에 선보인 2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다.
신형 NX는 한층 젊고 세련된 외형이 돋보인다. 기존 렉서스의 패밀리룩인 스핀들 그릴에 U자형 패턴이 새롭게 적용됐고, 리어램프는 가로형 라이트 바로 하나의 형태로 이었다. 렉서스 GA-K 플랫폼을 적용해 휠베이스가 30㎜ 늘었고, 무게 중심이 낮아져 더 안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실내는 렉서스 특유의 점잖은 모습에서 진취적으로 바뀌었다.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었고, 운전 편의에 필요한 요소를 갖춘 직관적인 버튼도 깔끔했다. 전자식 기어 노브도 렉서스의 새로운 시도다. 전자식 버튼 도어 핸들인 ‘e-래치’도 매우 편리했다.
렉서스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2.5ℓ 4기통 엔진과 18.1㎾h의 대용량 배터리를 합쳐 시스템 합산 총 307마력을 발휘한다. 전기모터로만 달릴 수 있는 거리는 56㎞다. 18.1kWh의 대용량 리튬 배터리는 완충에 약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순수 전기모터로만 달리는 EV모드는 연료 소모를 줄여 연비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주로 꽉 막힌 도로나 저속구간에 EV모드를 활용하면 좋다. 실제로 NX450h+ 연비는 복합 기준 14.4㎞/ℓ, 3.8㎞/㎾h다. 그러나 주행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26㎞/ℓ가 넘었다. 순수 전기모터로만 달린 구간의 전비 역시 6㎞/㎾h로 제원을 능가했다.
급격한 코너 탈출은 세단이 연상될 정도로 깔끔했다. 급가속과 제동, 고속 코너링이 이전 모델보다 월등하게 좋아졌다. 차체 강성은 대폭 높이고 중량은 줄인 GA-K 플랫폼 덕분이다.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E-Four)도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나 미끄러운 노면을 주행할 때 모터를 통해 뒷바퀴를 구동해 더 안정적인 주행과 코너링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렉서스 NX450h+ 가격은 7100만 원부터 시작한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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