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친환경 경쟁…삼성·LG·SK “지속 가능성이 경쟁력”
LG전자,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삶’ 강조
SK, 친환경 노력 뽐내는 장으로 전시관 꾸며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 전시회(CES)에 참여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전시관 안에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한 별도 공간을 마련한다. 에스케이(SK)그룹은 아예 전시관을 친환경 주제로 꾸몄다. 친환경 등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노력을 기업 및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로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시이에스 2023’ 개막에 앞서 3일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삼성 퍼스트 룩 2023(Samsung First Look 2023)’를 열어 올해 출시 예정인 티브이(TV)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동시에 ‘지속 가능 존’을 마련해, ‘지속 가능한 일상(Everyday Sustainability)’을 주제로 해양 폐기물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쓴 태양광 리모컨과 친환경 포장, 친환경 공법, 재활용 플라스틱 등을 소개했다. 단순히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넘어 제품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구체적인 사례들도 공개했다. 포장 낭비와 스테이플러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상품 포장 시간을 80% 줄이는 것은 물론 물류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또 자사 플랫폼 스마트싱스에 적용한 ‘인공지능(AI) 에너지 절약모드’가 티브이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해 탄소 배출을 줄인다. 잉크 사용을 자제해 2021년에만 탄소 배출량 369톤을 줄였는데, 이는 30년생 소나무 10만3140그루를 보호한 것과 같은 효과였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5일 개막하는 시이에스 전시관에도 같은 주제로 별도 공간이 마련된다고 밝혔다. 가전은 물론 반도체 기술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반도체를 만들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대용량 통합 온실가스 처리시설(RCS·Regenerative Catalytic System)’을 처음 소개한다. 아르시에스는 삼성전자가 협력사와 함께 개발한 촉매를 활용해 반도체 생산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또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개발한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기 등 친환경 제품 등도 함께 소개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아르이(RE)100’ 가입 등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대표이사)은 올 신년사에서 “친환경 기술을 우리의 미래 경쟁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삼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내일을 만드는 것이 되도록 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엘지전자는 전시관 안에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삶’이라는 이름의 이에스지(ESG)존을 별도 운영한다. 지구를 위한(For the Planet), 사람을 위한(For People), 우리의 약속(Our Commitment) 등 3가지 주제로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하고 중장기 전략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업체는 “리사이클링센터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테이블형 공기청정기(에어로퍼니처), 친환경 공정 시스템, 친환경 포장, 폐가전 회수 활동 등 제품 생산부터 회수까지 전 과정에서의 친환경 활동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모든 가전에 부착해 쓸 수 있는 점자스티커 개발, 제품 사용을 위한 음성 매뉴얼, 수어가 포함된 영상 매뉴얼 등 사용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도 소개한다. 전시관도 안내판에 시각 장애인을 위해 점자 표기를 적용하고, 휠체어 이용 관람객을 고려해 안내판 높이는 등 접근성을 고려해 꾸몄다고 설명했다.
에스케이그룹은 아예 전시관을 친환경 기술을 뽐내는 공간으로 삼았다. 탄소 감축 기술이 에스케이의 경쟁력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에스케이 관계자는 “인류가 기후 위기에 맞서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을 때 마주할 암울한 미래상을 보여주고(퓨처마크(Futuremarks)), 에스케이 계열사와 파트너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탄소 감축 솔루션 등을 소개하는(어디서나 에스케이(SK, Around Every Corner)) 것에 초점을 맞춰 전시관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는 에스케이온은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 가운데 가장 빠른 충전 속도를 갖춘 에스에프(SF·Super Fast) 배터리를, 에스케이 지주회사와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 공동 투자한 테라파워는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과 차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 Sodium-cooled Fast Reactor) 기술을 소개한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SAPEON)’,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저전력반도체 등을 전시한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기후변화, 질병,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받을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이번 시이에스 전시관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에스케이그룹의 기술력을 선보이는 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번 시이에스 주제 가운데 하나도 지속 가능성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게리 샤피로 회장은 “기술 발전은 세계 최대의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고, 시이에스 2023은 올 1년 동안의 의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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