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무역 판 바뀌었다 베트남이 흑자 1위국
반도체 등 품목 고도화
교역상대 '탈중국' 속도
對美 수출액 14% 성장
코로나 팬데믹과 공급망 위기의 터널을 지나며 한국의 수출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베트남은 사상 처음으로 한국이 무역수지 흑자를 가장 많이 거둔 국가로 떠올랐다. 반면 10년 전만 해도 압도적으로 무역 흑자 1위 대상국이었던 중국은 아프리카에도 못 미치는 8위로 급전직하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對)베트남 수출액은 609억8000만달러, 수입액은 267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무역 흑자는 342억6000만달러(약 43조원)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 102억2000만달러와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베트남이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이 된 것은 1992년 한국과 베트남 간 수교 이후 꼭 30년 만이다. 2015년 한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기폭제 삼아 양국 간 교역량이 급증했고 최근 들어 베트남이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중국의 대체 생산지'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주요 수출품도 과거 노동집약적 품목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무역 흑자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진출을 통해 현지에 구축해 놓은 생산설비가 본격 가동되고, 탈(脫)중국화가 가속화하면서 교역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인도를 상대로 거둔 무역 흑자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 흑자는 베트남 다음으로 미국(280억달러), 홍콩(251억달러), 인도(99억달러), 싱가포르(96억달러), 멕시코(40억달러) 순이었다. 특히 대미 수출액은 전년보다 14.5%나 증가했다.
이 같은 무역 흑자국 순위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 수준이다. 2012년 515억달러를 기록하며 한국에 있어 부동의 최대 무역 흑자국이던 중국은 지난해 흑자가 13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에 따른 내수경기 위축과 함께 미·중 갈등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송광섭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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