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뮤지컬처럼…안방 홀린 트로트 선물세트
본선 진출 45명 '팀 데스매치'
12개 팀으로 나뉘어 한판승부
뮤지컬 배우 장점 살린 에녹
화려한 춤·노래로 여심 저격
축구선수 출신 전종혁도 화제
훤칠한 외모에 실력까지 뽐내
예심 1위 황영웅도 명불허전
3회 12.7% 최고시청률 올려
가로등 사이로 걸어나온 뮤지컬 배우 에녹(43·본명 정용훈)이 트로트 명곡 '밤안개'(가수 현미 원곡) 전주에 맞춰 허공의 건반을 두드리자 객석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의 농염한 몸짓과 간드러진 트로트 창법이 최고조에 달하자 함성이 폭발했다. 열창이 끝나자 관객들이 던진 장미꽃이 무대에 쏟아졌고, 심사위원으로부터 '뮤지컬 트로트'라는 새 장르를 만들었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사람의 마음을 애타게 한다는 의미로 '에간장'(에녹+애간장)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지난 3일 방송된 MBN '불타는 트롯맨' 3회에서는 에녹을 비롯한 참가자들의 끼와 열정이 불타올랐다. 앞서 1~2회 대표단 예심을 통과한 45명의 참가자가 12개 팀으로 나뉘어 '팀 데스매치' 본선을 치렀다. 우승한 팀은 전원 생존, 패배한 팀은 탈락 위기에 놓였다. 치열한 경연 와중에도 에녹은 춘길·이승환과 함께 '짬바'라는 팀을 이뤄 뮤지컬과 트로트를 결합한 독특한 창법과 진한 웨이브 춤으로 무대를 휘어잡았다. 방송 직후 관련 영상에 달린 글에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다' '트로트 경연의 품격을 높인 무대'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참가자들의 활약에 '불타는 트롯맨'시청률도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4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회 방송은 12.7%(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1회 8.3%, 2회 11.8%에 이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방송 중 최고 시청률 역시 14.4%에 달했다. 첫 방송 때부터 석권한 화요일 예능 1위 자리도 굳혔다. 새 얼굴들도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로 이목을 끄는 참가자 전종혁이 대표적이다. 그가 속한 '불사조' 팀은 이번 방송에서 현란한 탬버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전종혁은 이 방송 출연 직전까지 프로축구 골키퍼로 활약한 경력의 소유자다.
참가자 황영웅은 대표단 예심에서 1위를 거머쥐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던 만큼 3회에서 펼쳐진 팀 데스매치 무대에서도 '역시는 역시'라는 평가를 끌어냈다. 1994년생 동갑내기 태백·민수현·장동열과 함께 '개띠클럽' 팀을 결성해 나훈아의 '영영'을 정통 트로트 스타일로 소화했다.
남승민도 화제를 몰고 다니는 참가자다. 2002년생으로 10대부터 여러 차례 방송과 트로트 경연에 출연해 팬층이 탄탄하다. 황영웅과 남승민은 지난 2회 방송 직후 진행된 '대국민 응원투표' 결과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한편 우승 후보로 꼽혀온 실력파 참가자들이 탈락 위기에 놓이는 반전까지 펼쳐지며 시청자 몰입도는 최고조에 올랐다. 인기 트로트 가수 신성은 '트롯본색' 팀에 속해 현철의 '싫다 싫어'를 코믹 댄스를 곁들여 불렀지만 황영웅이 속한 팀에 패했다. 성악 경연 방송 '팬텀싱어'의 초대 우승자이자 가수 심수봉의 조카 손자인 손태진도 오송·황준과 함께 김승덕의 '정주리 않으리'를 열창했지만 '트롯레인저'(강훈·정다한·김중연·박현호·이하평) 팀에 완패하며 눈물을 삼켰다.
'리틀 임영웅'으로 화제를 모은 안율, 초등학생이지만 구성진 목소리를 뽐내는 홍성원을 비롯한 유소년 참가자들도 탈락 조로 떨어졌다. 이들이 속한 평균 나이 14세의 '전국구 보이즈'(홍성원·박정서·안율·도유민·장영우) 팀은 꽹과리·색소폰 등 악기 연주를 곁들여 김태곤의 '망부석'을 열창했지만, 에녹이 속한 팀에 밀렸다.
제작진은 "다음 주 4회 방송에서도 팀 데스매치를 이어가며 본선 2차 최종 진출자 결과를 발표한다"며 "멋진 무대를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상한선 없이 쌓이고 있는 상금 역시 경연에 긴장감을 더하는 요소다. 이번 데스매치 전에선 1~2회 대표단 예심보다 누적 금액이 3배로 커졌다. 13명의 연예인 심사위원단 모두가 버튼을 누르는 '퍼펙트 게임'이 달성되면 최대 780만원이 적립된다.
[정주원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꼭 그렇게 다 가져야 했냐”…‘탐욕화신’ 그랜저 HV, 가성비 사장차 [카슐랭] - 매일경제
- “하루새 불합격으로”…목동 자사고 합격자 60명 ‘날벼락’, 왜? - 매일경제
- “시세차익 5억”…로또분양 단지 매물로 나온다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윤희근 “참사 당일 음주했다…주말 저녁에는 할 수 있어” - 매일경제
- “김밥이 이 가격이라고?”…만원으로 냉면도 못 사먹네 - 매일경제
- “격하게 환영한다”…이 사람 오자 난리 난 중국, 누구길래 - 매일경제
- 월세 50만원 낸 직장인, 102만원 환급받으세요 - 매일경제
- 세계시총 톱10서 자취감춘 테슬라, 어디까지 떨어졌니? [박윤예의 글로벌주 열전] - 매일경제
- “축의금 10만원 내고 아내랑 밥먹었냐” 면박 준 선배…난 거지인가 - 매일경제
- 삼성 ‘황태자’는 어떻게 범죄 종합 세트로 전락했을까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