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대선거구제' 백가쟁명 … 도시 '찬성' 농촌 '반대'

우제윤 기자(jywoo@mk.co.kr),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3. 1. 4. 17: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與 "유권자 판단할 시간줘야"
野 "尹 진의 파악이 먼저
거대양당 담합 고착화 우려"
이재명 "비례대표 강화가 소신"
金의장 "2월중 복수안 만들자"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불씨'를 던지면서 정치권 최대 이슈로 급부상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내년 총선에 새로운 선거구제를 적용하기 위해 논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중대선거구제는 1개의 선거구에서 복수의 당선자를 선출하는 것으로, 영호남으로 나뉜 지역 구도를 극복할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여야, 수도권과 지역, 도시와 농촌 의원들 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내년 4월 총선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표·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 비례대표를 어떻게 뽑을 것인지 장단점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을 청취했다"며 "선거구제도가 일찍 획정돼서 유권자들이 미리 예측하고 후보들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영남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높다. 지역구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국회의원이 자신들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로 확대되면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 구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대부분 지역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2~4명까지 선출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도시와 농촌별로도 의견이 갈렸다. 국회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 지역 민주당 의원은 빨리 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것이고, 호남 농촌지역 의원들의 경우 지역 주민들이 쉽게 동의하지 못한다"며 "농촌의 경우 지자체 3~4개에 국회의원이 한 명인데 지자체가 8~10개로 늘어나면 주민들이 '나를, 우리 지역을 챙겨주는 의원이 없어지는 거 아니냐' 하는 반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은 남인숙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언급한 2~4인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오히려 거대 양당의 담합 구조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이야기할 때는 5인 정도를 뽑으면 소수 정당이라든지 다양한 정당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부분들이 있어 2~4인라고 하는 데 대한 정확한 (윤 대통령) 진의가 파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근본적인 문제는 연동되는 비례 의석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연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비례 의석수를 조금 더 늘리고 지역구 수를 줄이면 연동률이 어느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며 비례대표제 강화가 개인적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그 방식이 중대선거구제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비례대표를 강화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인데 지금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 제 개인적 의견을 쉽게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장은 이날 국회를 찾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 "2월 중에 국회 정개특위가 복수 안을 내놓으면 국회에서 전원위원회를 열어 300명 국회의원이 모두 의사 표시를 하고, 약 200명만 찬성하는 안을 만들어 낸다면 한 달이면 되지 않겠느냐"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우제윤 기자 / 서동철 기자 / 추동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