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2위 내주고, 한국 점유율 떨어지고 … K배터리 '흔들'

이윤재 기자(yjlee@mk.co.kr), 송민근 기자(stargazer@mk.co.kr) 2023. 1. 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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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社 점유율 23%, 7%P 뚝
中 CATL 독주속 BYD도 2위
중국 배터리가 절반 이상 차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중국의 파상공세에 시달리며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K배터리 3사의 지난해 전 세계 점유율(전기차 사용량 기준)은 23.2%로 전년 대비 약 7%포인트 추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1위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배터리 업체 BYD에 2위 자리를 내주며 3위에 머물렀다.

4일 전기차 배터리 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지난해(1~11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을 집계한 결과, 중국 CATL과 BYD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의 총사용량은 446.0GWh로 전년 동기 대비 74.7%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CATL과 BYD가 226.3GWh로 총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성장률 역시 급증했다. 전 세계 1위 업체인 CATL은 두 배 이상(101.8%), 2위에 오른 BYD는 세 배 가까이(168.3%) 성장했다.

BYD의 경우 유럽향 폭스바겐·볼보 등의 모델과 중국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모델에 탑재 비중이 높아진 게 사용량 급증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BYD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용량이 4위로 3위인 일본 파나소닉에도 밀렸지만, 1년 만에 파나소닉은 물론 LG에너지솔루션까지 제쳤다.

K배터리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사용량이 54.8GWh로 3위에 그쳤다.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9.7% 성장했지만, 중국 업체의 약진으로 글로벌 점유율은 1년 만에 19.6%에서 12.3%로 주저앉았다.

SK온과 삼성SDI는 나란히 5·6위를 차지했다.

SK온은 지난해 사용량 26.1GWh로 전년 대비 72%가 늘었으나, 역시 점유율에 있어선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SK온의 2020년 점유율은 6%였으나 작년에는 5.9%에 그쳤다. 삼성SDI는 국내 업체 가운데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 사용량은 22.1GWh로 1년 새 74.9%가 증가했으며, 점유율은 변동 없이 5%를 유지했다.

배터리 업체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차량들의 판매가 영향을 미쳤다.

삼성SDI는 아우디 이트론, BMW i4, 피아트 500 등의 꾸준한 판매가 성장을 이끌었다.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5·6와 기아 EV6 등의 연이은 출시가 성장을 견인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올해도 중국 업체들의 성장가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완전히 폐지하는 등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둥우증권은 올해 CATL의 배터리 출하량은 총 450GWh에 달할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는 전기차용 배터리는 물론 전기 오토바이용,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소형 배터리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지난해 300GWh 대비 50%가량 늘어난 규모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3사도 설비투자를 단행하며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지만, CATL의 생산량 증가를 따라가기엔 벅찰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SNE리서치는 "중국의 보조금 정책 폐지는 차량 경쟁력만으로 승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과 완성차 업체들 간의 파트너십 강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윤재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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