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0년만의 재투표에도 선출 실패…하원의장 선출절차는?
기사내용 요약
알파벳순으로 호출된 의원들, 지지 후보 이름 직접 호명
하원의장 당선되기 위해선 기권표 제외한 과반 득표 필요
과반표 얻을 때까지 투표 계속 "매카시 최소 213표 필요"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미국의 하원의장 선출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의 하원의장은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권력서열 3위 직책으로, 우리나라 국회 상임 위원장처럼 어떤 법안을 본회의에 올릴지 문지기 역할을 한다.
3일(현지시간) 미 하원은 제118대 의회 개원일인 이날 본회의를 열어 하원의장 선출에 나섰으나 당선자를 확정 짓지 못했다.
다수당인 공화당에서 반란표가 발생하면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아 3차 투표까지 이어졌으나, 참석 의원 과반의 지지를 얻는 후보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미 하원에서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두 차례 이상 실시한 것은 1923년 이후 100년만이다.
미국 의회, 하원의장 투표 절차는?
민주당 후보 한 명, 공화당 후보 한 명이지만 하원의장은 다수당이나 의회 의원일 필요는 없다.
이날 공화당에선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민주당에서는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각각 의장 후보로 추천돼 투표가 진행됐다.
미 하원의장 선거는 알파벳 이름순으로 호출된 의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원 의장으로 선출되려면 몇 표가 필요한가?
사망으로 인한 결원 1명을 제외하고 434명이 투표할 경우 218표가 필요하다.
그러나 의원들은 기권(no vote)하거나 '출석 투표'(출석만 하고 투표는 하지 않는 방식)를 결정할 수 있다.
지난 회기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경우 216표로 선출됐고,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218표에 도달하지 못한 채 하원의장을 지냈다.
이번 회기에서는 434명의 하원의원에 대한 투표를 할 수 있다. 이때 메카시에게 216표, 민주당 후표가 212표를 득표한 후 나머지 6표가 다른 후보에게 돌아간다면 메카시는 과반 득표를 달성하지 못해 하원의장이 될 수 없다.
다만 메카시와 민주당 후보의 득표를 제외한 6표가 무효표가 될 경우 총 투표수가 424표가 돼 메카시의 하원의장 당선이 확실시된다.
미 조지타운대 정무연구소 선임연구원인 글래스먼은 "하원의장 후보자들이 자신에 대한 지지 대신 투표를 기권하도록 설득하는 것들은 종종 사용된 전술이다"라며 "(이번 선거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는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후보자가 과반표를 얻지 못하면?
이번 미국 하원에서는 다수당인 공화당 내부의 반란표로 100년 만에 1차 투표에서 하원의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923년 당시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 공화당은 당내 진보세력의 반란표에 부딪혀 9차례 투표 만에 하원의장을 뽑았다.
남북전쟁 직전인 1855년에는 하원의장 최종 선출까지 두 달에 걸쳐 133차례의 투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무려 21명의 후보가 하원의장에 도전했던 당시 의회는 노예해방 문제를 놓고 극도록 대립하는 상태였다.
최후의 수단으로 하원의원들은 단순 다수결 대신, 복수 또는 순위 선택 투표로 하원의장을 선출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글래스먼은 매카시 원내대표가 최소 213표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212명의 하원 민주당원들이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공화당 강경보수 의원 9명 중 일부가 '출석 투표' 혹은 기권하는 조합이 필요하다.
의원들은 어떻게 투표하나?
글래스먼은 "이것은 최근 10년 동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일부 다수당 의원들은 자기 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이 의장 후보에 반대해 주목을 받을 수 있고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같은 전략을 활용한다며, "그것은 유권자들의 눈에 띄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반대 정당에 마지막으로 투표한 사람은 오하이오 출신의 민주당 하원의원 제임스 트라피칸트였다. 그는 2001년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에 투표했고, 다음해 하원은 윤리규범을 위반 등의 이유로 트래피컨트 의원을 제명한다.
하원은 원 구성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출범 첫날부터 공전했다. 미 하원은 오는 4일 오후 회의를 재소집해 하원의장 선출절차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장 후보가 충분한 표를 얻을 때까지 며칠,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투표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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