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이기영, 강도살인죄 檢송치

거주지 혈흔 DNA 신원 대조
추가범죄 가능성은 낮은 듯

경찰이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연이어 살해한 이기영 씨(31)에게 강도살인 혐의 등을 적용해 4일 검찰에 넘겼다. 강도살인죄는 살인죄보다 훨씬 중한 처벌을 받는다. 이날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강도살인 및 살인, 사체 은닉,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씨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송치했다. 이씨는 검찰로 송치되기 직전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 초 경기도 파주시 집에서 50대 동거녀를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20일 음주운전으로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주겠다며 60대 택시기사를 집으로 불러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기존에는 살인 혐의가 적용됐으나 택시기사를 살해할 당시 이씨의 재정 상황 등 전반적인 정황을 토대로 강도살인 혐의가 추가됐다.

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금전을 노리고 사람의 목숨을 해친 강도살인죄의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훨씬 중하게 처벌받는다. 오랜 기간 수입 없이 지내던 이씨는 애초에 합의금을 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범행 직후 피해자 신용카드로 대출을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대출을 받아 편취한 금액은 약 7000만원이다. 경찰은 앞서 이씨 집 등에서 확보한 혈흔과 머리카락 DNA의 신원 대조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그동안 집을 방문한 사람은 현재 여자친구, 잠깐 교제했던 여성, 청소도우미, 이씨의 어머니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여러 증거와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범죄 피해자가 추가로 있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