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 엔트리 확정한 이강철 감독 "일본 벗어나 멀리 가고파" (종합)

이한주 기자 2023. 1. 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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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감독(왼쪽)과 조범현 기술위원장 / 사진=이한주 기자

[도곡동=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일본을 벗어나 멀리 한 번 가보고 싶다"

오는 3월 펼쳐지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30명의 명단을 공개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이강철(KT위즈) 감독이 당찬 포부를 전했다.

이강철 감독은 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국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 WBC에 나설 3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조범현 기술위원장도 참석했다.

당초 이강철 감독은 이날 35명의 예비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고심 끝에 30인으로 추린 명단을 전했다. 이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최종적으로 WBC에 나설 확률이 높다. KBO 관계자는 이번 명단에 대해 "최종 엔트리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최종 엔트리 제출일이 2월 7일이기 때문에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한다면 언제든 명단 교체가 가능하다.

이강철호는 오는 3월 일본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에서 일본을 비롯해 체코, 호주, 중국과 함께 B조에 속했다. 9일 호주와 맞대결을 벌이는 한국은 이후 차례로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과 승부를 가진다. 여기에서 2위 안에 들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으며 4강에 진출하게 되면 미국 마이애미로 이동해 챔피언십 라운드를 치르게 된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들이 이변 없이 뽑힌 가운데 국내파에서는 김광현, 최정(이상 SSG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고우석(LG 트윈스) 등이 선발됐다.

아울러 이번 명단에는 한국계 빅리그 내야수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포함됐다. 야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는 WBC는 선수가 원할 시 부모 및 조부모의 국적을 따라 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롭 레프스나이더(보스턴 레드삭스)의 출전은 불발됐다.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에드먼의 선발에 대해 "작년에 기술위원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선수와 면담을 했다. 당시 에드먼의 확답을 받았다"며 레프스나이더 및 현재 소속팀이 없는 박효준의 엔트리 탈락에 대해서는 "레프스나이더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박효준은 지금 팀도 없는 상황이라 국내 젊은 선수들을 활용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엔트리를 밝힌 이강철 감독은 "주변에서 많이들 위기라고 하시는데 저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자리를 맡았는데,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게 생가한다. 이 이상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성적을 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투수 선발 기준에 대해 "(첫 경기인) 호주전에 강할 수 있는 선수들 위주로 뽑았다. 호주 타자들 스윙 궤도를 분석해 각이 큰 변화구나 포크볼이 좋은 선수들을 뽑았다. 여기에 뽑힌 투수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포크볼 또는 각도가 큰 커브를 결정구로 보유한 선수들"이라며 "중간, 마무리, 선발에 제한은 없다. 어차피 (이번 대회에는) 투구 수 제한이 있다. 어떻게든 초반 경기를 잡아야 한다. 선발, 마무리, 중간 없이 중요한 순간에 맞는 투수들을 기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의리(KIA)와 소형준(KT) 등 젊은 투수들도 이번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 감독은 "(젊은 투수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사실 감독직을 맡은 뒤 젊은 선수 위주로 가고 싶었지만,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투구 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에게 분명 기회가 갈 것이다. 컨디션이 좋다면 모든 선수를 기용할 것"이라며 "다만 컨디션이 떨어진다면 기용을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더 투수를 뽑으려 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꾸준히 WBC 출전 의사를 피력한 안우진(키움)은 끝내 선발되지 못했다. 지난해 30경기에 출전해 196이닝을 소화한 안우진은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을 올렸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나란히 리그 1위였으며 다승은 2위였다. 특히 탈삼진(224개)은 고(故) 최동원(1984년·223개)을 넘어선 국내 투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었다. 역대 1위인 2021년 아리엘 미란다(225탈삼진·당시 두산 베어스)와는 딱 1개 차이였다. 시즌 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그의 차지였다.

그러나 끝내 과거 학교 폭력 전력이 안우진의 발목을 붙잡았다. 안우진은 휘문고 시절 가한 학교폭력으로 학교폭력대체자치위원회 징계를 받았으며 대한체육회 및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도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선수 선발 기준은 기량도 중요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와 책임감, 자긍심 등을 고려했다"며 "부상 선수가 있다면 엔트리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현재 30명으로 갈 계획"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야수진 명단을 보면 압도적으로 좌타자가 많다.

이 감독은 "호주 선발투수진에 우완이 많은 것을 고려해 좌타자 위주로 선발을 마쳤다"며 "우타자 생각도 많이 해 박건우(NC 다이노스)를 뽑았다. 박병호(KT)를 뽑은 이유도 왼손에 너무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좌타자들도) 좌투수들을 많이 상대해 봤기 때문에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은 오는 3월 9일 오후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와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이강철 감독은 "첫 경기를 이겨야 편하게 임할 수 있다. 호주가 뒤에 있었다면, 포커스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마침 호주가 첫 경기라 전력으로 임할 수 있게 됐다. 대진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강철 감독은 "목표를 말하면 잘 안되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 종료된) 월드컵(한국 16강 진출)을 보면서 만족스러웠고, 희열을 느꼈다. 우리 선수들도 많은 생각이 들 것이다. 몇 위를 한다기보다는 일본은 벗어나고 싶다. 멀리(결승 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이날 엔트리 윤곽을 공개한 이강철호는 2월 14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WBC 대비 훈련을 한 뒤 3월 1일 귀국한다. 이후 3월 4일 결전지인 일본으로 향한다.

▼ 2023 WBC 대표팀 30인 엔트리

투수 (총 15명) → 고우석, 김윤식, 정우영(이상 LG 트윈스), 소형준, 고영표(이상 KT위즈), 이용찬, 구창모(이상 NC 다이노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김원중, 박세웅(이상 롯데 자이언츠), 곽빈, 정철원(이상 두산 베어스), 양현종, 이의리(이상 KIA 타이거즈), 김광현(SSG랜더스)

포수 (총 2명) → 이지영(키움 히어로즈), 양의지(두산 베어스)

내야수 (총 8명) → 최정(SSG랜더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오지환(LG 트윈스), 박병호, 강백호(이상 KT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최지만(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외야수 (총 5명) →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김현수, 박해민(이상 LG 트윈스), 나성범(KIA 타이거즈), 박건우(NC 다이노스)

[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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