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의 우승, 내 안의 열정 깨웠죠"
시니어 아닌 PGA투어 전념
임성재·김주형 활약이 자극
척추 교정하고 맹연습중
활약 펼치기 위한 준비 끝
만 50세가 넘는 선수들이 출전해 경쟁을 벌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는 프로골퍼들 사이에서 '천국'이라고 불린다. 컷 탈락 제도가 없어 출전하기만 해도 상금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과 명예가 보장된 PGA 투어 챔피언스를 마다하고 도전에 나서는 프로골퍼가 있다. PGA 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한국 남자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 최경주(53·사진)다. 프로골퍼로서 29번째 시즌을 앞둔 최경주는 올해 PGA 투어 챔피언스가 아닌 PGA 투어를 주 무대로 삼기로 결정했다.
53세가 된 최경주가 처음부터 PGA 투어에 전념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임성재(25), 김주형(21), 이경훈(32) 등 지난해 맹활약을 펼친 후배들을 보며 열정이 불타올랐다. 최경주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PGA 투어에서 우승을 두고 경쟁하는 후배들을 보니 자랑스러움과 부러움 등 감정이 교차했다. 과거에 오른 적이 있는 정상을 다시 한번 차지하고 싶다는 열망도 그중 하나"라며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 않겠지만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베테랑의 노련함을 앞세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해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PGA 투어 도전에 앞서 최경주가 가장 먼저 한 건 몸 상태 점검이다.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최경주는 지난해 겨울 한국에서 몸 상태를 낱낱이 파헤쳤다. 그는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나지 않았던 훅이 지난해 났던 이유를 이번에 알게 됐다. 검사 결과를 보니 척추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며 "치료와 교정을 통해 확실히 몸이 좋아진 게 느껴진다. 원래 구질이었던 페이드도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몸 상태가 좋아진 최경주는 최근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가장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건 샷 정확도 높이기다. PGA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 정확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최경주는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연습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경주는 "불편한 곳이 없으니 연습을 원 없이 하고 있다. 공이 잘 맞으니 연습하는 게 즐겁다"며 "공을 멀리 보낸다고 잘 치는 게 골프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성적을 내는지 알고 있는 만큼 샷 정확도 높이기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최경주가 임성재와 김주형 등처럼 PGA 투어 전 대회 출전권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PGA 투어 통산 상금과 역대 우승자 등 여러 자격으로 여러 대회에 나갈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경주가 속한 카테고리에서 시즌 초반 리랭킹 순위를 끌어올리면 한 시즌 동안 20개가 넘는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최경주는 "올해 일정을 세울 때 PGA 투어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몇 개 대회에 출전할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출전권이 주어지는 거의 모든 대회에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PGA 투어에서 통산 8승을 차지하고 통산 상금랭킹 28위(3280만3596달러)에 자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노력을 꼽았다. 최경주는 "30년 가까이 프로골퍼로 살아오면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게 노력의 힘이다.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마다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내 샷과 퍼트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연습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프로골퍼 최경주로 살아가는 한 연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단 이사장과 프레지던츠컵 부단장 등 다양한 명함을 갖고 있지만 프로골퍼를 가장 먼저 내세우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경주는 "아직도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가슴이 뛴다. 은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운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60세가 넘어서도 프로골퍼 최경주로 불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로골퍼 외에도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경주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큼 감사하고 기쁜 일이 없다. 바쁜 상황에서도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된다"며 "재단 이사장 등 직함에 걸맞은 사람이 되도록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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