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대 무역흑자국으로 떠오른 베트남 '제2의 중국' 안 된다
베트남이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부상했다.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대중 수출은 줄어든 반면 대베트남 교역량이 증가하며 수출 지형이 바뀐 것이다. 홍콩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무역 흑자국 1위였지만 중국으로 가는 중계수출 물량이 감소하며 흑자폭도 줄었다. 2018년 최대 흑자국이었던 중국은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중 수출이 줄고 있는 데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어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베트남은 1992년 12월 정식 외교관계를 체결한 이후 경제협력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삼성과 현대차, LG 등 한국 대기업들은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그 결과 일본을 제치고 한국의 3번째 교역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양국의 연간 교역 규모는 900억달러에 육박한다. 두 나라 수교 이후 30년간 한국의 대베트남 수출과 수입은 각각 142배, 240배나 늘었다. 1992년 3억달러였던 한국의 무역흑자는 지난해 342억6000만달러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의 아세안 지역 전체 교역량에서 베트남은 약 4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수출 시장이 됐다. 하지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베트남도 공산국가라는 점에서 '제2의 중국'이 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트집 잡아 한국 기업들을 괴롭혔다. 한한령을 발동해 사실상 중국인의 한국 여행을 막았고 중국 내 한국 상품 불매운동을 부추겼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롯데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철수했다. 다른 한국 기업들도 중국 정부의 반(反)시장적이고 불공정한 정책을 견디지 못해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절반 이상은 가동률이 60% 밑으로 떨어졌다. 베트남은 중국과는 다르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다른 아세안 국가들로 수출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한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꼭 그렇게 다 가져야 했냐”…‘탐욕화신’ 그랜저 HV, 가성비 사장차 [카슐랭] - 매일경제
- “하루새 불합격으로”…목동 자사고 합격자 60명 ‘날벼락’, 왜? - 매일경제
- “시세차익 5억”…로또분양 단지 매물로 나온다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윤희근 “참사 당일 음주했다…주말 저녁에는 할 수 있어” - 매일경제
- 한 때 몸값 4조였는데...코스피 상장 연기한 컬리, 무슨 일이? - 매일경제
- “격하게 환영한다”…이 사람 오자 난리 난 중국, 누구길래 - 매일경제
- “김밥이 이 가격이라고?”…만원으로 냉면도 못 사먹네 - 매일경제
- ‘재건축 끝판왕’ 귀하신 몸 경매 떴는데...“보나마나 유찰” [매부리TV] - 매일경제
- “생포 힘들면 사살하라”… 제주서 벌어진 OOO 소탕작전 - 매일경제
- 삼성 ‘황태자’는 어떻게 범죄 종합 세트로 전락했을까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