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너무 춥거나, 너무 따뜻하거나

이은아 기자(lea@mk.co.kr) 2023. 1. 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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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5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혹한이 미국과 캐나다를 덮쳤다.

겨울 폭풍과 폭설이 몰아친 미국 일부 지역은 '겨울왕국'으로 변했고, 체감온도가 영하 40도 수준으로 떨어진 지역이 속출했다. 몬태나주 엘크파크는 영하 45도(체감온도 영하 59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6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전세계에 빙하기가 닥친다는 영화 '투모로우'를 연상케한다. 이번주에도 대형 폭풍이 예고돼 있고, 남부지역은 홍수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북극을 둘러싸고 도는 제트기류의 고리가 약해진 것이 한파의 원인인데, 저위도로 내려온 북극 찬 공기가 습한 공기를 만나면서 폭설도 이어지고 있다.

한파가 몰아치는 북미와는 달리 유럽의 겨울은 지나치게 따뜻하다.

새해 첫날 스위스 들레몽의 최고 기온은 20.2도로 1월 기온으로는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스위스의 1월 최고 기온은 1993년 1월 12일 루체른에서 관측된 19.4도였다.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눈이 녹아내려 이 지역 스키 리조트들은 문을 닫았다.

같은 날 폴란드 바르샤바의 기온도 역대 최고 수준인 18.9도까지 올라갔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도 이날 기온이 15도를 웃돌며 1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대부분 지역 기온 역시 평년 기온을 웃돌았다.

이상고온은 최근 서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럽으로 계속 유입된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북미의 한파나 유럽의 이상고온은 모두 기후재앙이라는 점에서 새해를 맞는 세계인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가장 추운 겨울을 맞을 뻔했던 유럽인들이 한시름 덜 수 있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이은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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