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전락한 삼성전자 '중저가폰'…라인업 정리할까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그간 판매를 견인하던 중저가폰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중저가 라인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관측은 갤럭시A 라인업 축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라인업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갤럭시A0부터 1, 2, 3, 5, 7로 라인업이 구성돼 있다. 갤럭시A는 뒤에 오는 두 자리 숫자에서 앞 숫자가 클수록 고사양을, 뒤 숫자가 클수록 신형을 뜻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A7 라인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A7의 출고가는 60만~70만원대로, 다소 애매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저렴한 폰을 원하는 소비자의 경우 20만~30만원대에서도 선택지가 충분히 있는 데다 20만원가량을 보태면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S 팬에디션(FE) 역시 가격대가 70만~80만원대로, 애매한 위치로 인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20년 초 갤럭시S20에 이어 같은 해 하반기 갤럭시S20FE가 출시됐지만, 갤럭시S21FE의 경우 한 해를 건너뛰며 지난해 1월 일부 국가에 선보인 바 있다.
갤럭시S22FE의 경우 출시 계획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S22FE를 내세워 갤럭시A74를 대체하고, 이후 갤럭시A7를 단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폰은 '효자' 역할을 해왔다. 실제 지난 2021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갤럭시A12'로, 한 해 동안 약 5천180만 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주력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나 폴더블폰이 아닌 중저가 라인이 판매를 이끈 셈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중저가폰은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가 제품의 경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저렴하거나 아예 값비싼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가 몰리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는 고가 제품에 대한 소비를 이어가고, 이외에 소비자들은 최대한 저렴한 제품을 찾기 때문이다.
특히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군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주요 업체 중 유일한 성장세를 보였다.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와 전작 모두 흥행한 결과로, 애플의 프리미엄 전략이 먹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애플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중저가 제품 선호도가 높은 중국, 동남아에서도 프리미엄 제품군이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4를 출시한 이후 7주간(9월 21일~10월 30일)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중국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15% 역성장했지만, 애플은 9% 성장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시장의 경우 지난해 3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400달러 이상)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10% 줄었는데, 고가 제품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피터 리처드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사장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중국 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회복이 더딜 것"이라며 "제조사들은 중저가보다 프리미엄 부문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저가 제품으로 수요가 양분되면서 중가 라인의 인기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 라인업 정리는 플래그십 모델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는 점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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