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어머니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누 끼칠까봐 배역 망설였고
제대로 표현 못한 것 같아"
영화 '영웅'이 개봉한 지 2주째.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배우 나문희는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언급할 때마다 눈물을 참지 못했다.
"아들이 서른 살, 쉰 살이어도 내 자식은 다 아이잖아요. 어떻게 내 자식한테 그럴 수 있었을지, 엄마로서 그 속은 도대체 어땠을까 생각하면 울먹울먹해져요."
그는 "조마리아 여사에게 누를 끼칠까봐 걱정이 됐다"며 "아들을 희생시키는 엄마의 힘이 얼마나 많이 필요하겠나. 그래서 처음엔 배역 맡기를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뮤지컬 영화 영웅은 공개 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스테디셀러 뮤지컬 '영웅'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 '쌍천만 감독' 윤제균과 배우 정성화·김고은·나문희가 뭉쳤다는 점 등이 화제가 됐다. 반면 많은 이에게 알려진 익숙한 줄거리와 민족주의 호소에 기댈 수 있다는 부분에선 우려가 제기됐다.
영화는 이 같은 걱정을 말끔히 씻어내듯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일 기준 누적 관객 180만3347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흥행을 이끈 주역으로는 강인한 모성애와 절절함을 연기한 배우 나문희가 꼽힌다. 죽음을 앞둔 아들에게 수의를 지어 보내며 노래하는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는 영화를 대표하는 명장면으로 평가된다.
그는 "관객 반응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내가 아직도 이런 힘이 남아 있나 하면서도 인정해주시니 너무 감사할 뿐"이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촬영 당시를 떠올리면) 말로는 슬프다는 것이 표현되지 않을 정도로 지금도 생각하면 기가 막히고 복받친다"며 "아들이 죽을 것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큰 뜻을 따르라고 했다는 점에서 조마리아 여사가 더욱 대단하다고 느낀다. 그 장면은 아무리 표현을 했다고 해도 (실존 인물보다) 훨씬 못했으리라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극중 노래하는 장면을 위해선 피아노를 전공한 큰딸에게 음악 수업도 받았다. 그는 "합창단 무대를 보여줬던 예능 '뜨거운 씽어즈'나 이번 '영웅'을 준비할 때에도 부지런히 레슨을 받아 호흡법을 연습했다"고 전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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