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택시호출 플랫폼 '동백택시' 돌풍
지역화폐 '동백전' 기반
10% 캐시백 … 교통비 절감
중개수수료·호출비 무료
지역택시 93.5% 가입
대구 등 지자체 문의 쇄도
카카오가 장악하고 있는 택시호출 플랫폼 분야에서 한 중견기업이 출시한 서비스가 잔잔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지역화폐 전문 기업 코나아이가 운영하는 '동백택시'가 부산에서 카카오의 아성에 도전하는 택시호출 플랫폼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4일 부산 택시업계와 코나아이 등에 따르면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과 연계해 2021년 12월 본격 운영에 들어간 공공호출 택시인 '동백택시'가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부산 지역 전체 택시 2만3000여 대 가운데 동백택시 플랫폼에 가입한 택시는 작년 말 기준 2만1500대를 돌파했다. 가입률이 93.5%에 달하는 셈이다.
서울에는 카카오 외에 온다, UT 등 택시호출 플랫폼이 있지만 가입률이 카카오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동백택시의 성장세는 더욱 돋보인다.
동백택시의 가장 큰 장점은 부산 시민 100만명이 사용하는 지역화폐 동백전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동백전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택시 서비스가 구동되기 때문에 별도 앱을 내려받거나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부산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영욱 씨(49)는 "지역화폐와 마찬가지로 사용 금액의 10%를 캐시백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동백전 앱에 등록한 지역화폐 카드로 자동 결제되기 때문에 별도로 신용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입장에서도 동백택시는 큰 인기다. 타 택시호출 서비스에 비해 결제수수료가 저렴하고, 결제수수료 외 기타 중개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연간 30억원으로 추정되는 부산 지역 택시기사들의 가맹비와 중개수수료가 절감되는 셈이다. 카카오는 대형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구조에 따른 수수료 문제, 유료 서비스 가입자 콜 몰아주기 등 불공정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배차와 운행 완료율도 강점이다. 부산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동백택시의 최대 배차 범위 2㎞, 최대 호출 시간 30초 기준 배차 및 운행 완료율은 90%에 달한다. 호출하면 30초 이내에 인근(2㎞) 차량이 90% 확률로 잡힌다는 얘기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지역화폐 이용 활성화를 통해 자생력을 키울 수 있고, '동백'이라는 부산 지역 고유 브랜드를 구축해 부산 시민의 애향심도 자극하고 있다"며 "부가서비스 이용자 증가로 동백전 플랫폼이 함께 활성화되면서 지속 성장에 대한 동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백택시의 폭풍 성장에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었다. 부산 택시업계와 부산시는 서비스를 개시하기 1년 전부터 사업계획을 철저히 세워 서비스를 준비했다. 또 동백전 플랫폼 운영사인 코나아이를 서비스 개발·운영사로 선정해 지역화폐 등 지역 내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기획했다. 택시업계의 협조도 한몫했다. 어려움이 가중되는 업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에 적극 참여해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부산 택시 중 70% 이상이 가입했다.
다만 작년 4월부터 동백전 운영사가 코나아이에서 지역 은행인 부산은행으로 바뀌면서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연동되지 않는 등 불편 사항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지역화폐 예산이 축소되면서 동백전 충전 한도와 캐시백 혜택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동백택시 성공을 본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역택시 플랫폼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구시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동백택시의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몇몇 지자체에서 도입 검토 의뢰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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