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급' 추락하는 테슬라 "오늘이 고점 vs 매수 기회"

박종원 2023. 1. 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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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리스크 이어 '실적 부진'으로 폭락
매출 비전 어둡지만.. 주가 전망은 엇갈려
테슬라의 주가가 새해부터 추락하면서 미국 투자전문가들의 주가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 로고와 CEO 일론 머스크의 실루엣. /로이터 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해가 바뀌어도 계속 떨어지면서 올해 기업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일탈 외에도 경기 침체에 따른 전기차 수요 감소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때문에 테슬라 매출이 떨어졌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전망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제시했다.
주가 고점 대비 73% 추락

<미국 테슬라 주가 추이>-그래프 시작점: 2018년 1월 8일 21달러-그래프 최고점: 2021년 11월 8일 407달러-그래프 종료점: 2023년 1월 3일 108.1달러*자료: CNBC
<미국 테슬라 주가 추이>
-그래프 시작점: 2018년 1월 8일 21달러
-그래프 최고점: 2021년 11월 8일 407달러
-그래프 종료점: 2023년 1월 3일 108.1달러
*자료: CNBC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테슬라 주가는 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12.24% 급락한 주당 108.1달러에 장을 마쳤다. 앞서 테슬라 주가는 2021년 11월 8일에 장중 역대 최고가(414달러)를 기록한 뒤 주당 407달러에 마감했다. 주가는 이후 3일까지 약 73% 추락했다. 가격은 2022년 한 해 동안 66% 빠졌고 지난달에만 약 37% 내려갔다.

3일 폭락의 원인은 실적부진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4·4분기에 40만5278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 2022년에 총 131만3851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넘겼다고 밝혔다. 4·4분기 고객 인도분은 전년보다 약 40% 늘어난 숫자지만 미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추산한 시장 전망치(42만7000대)는 밑도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판매 부진으로 해석했다.

테슬라 주가 추락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주가는 머스크가 440억달러(약 56조원)를 들여 트위터 인수를 발표하고 지난해 4월 인수 자금을 위해 228억달러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하면서 크게 출렁였다. 머스크는 이후에도 미국 조 바이든 정부와 대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지난해 11월부터 트위터 직원을 대량 해고하고 경영난을 인정하면서 테슬라 주식을 더 팔 수 있다고 걱정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테슬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 2022년에 50만대 납품을 자신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특히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동을 멈추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전기차 판매 줄고 입지 흔들

가장 큰 문제는 테슬라의 이익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보도에서 테슬라가 지난해 4·4분기에 생산한 차량이 44만대로 인도량 보다 8.5% 많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미국의 다른 제조사와 달리 직판 체제로 남는 재고 부담을 본사에서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동시에 테슬라는 지난해 말에 미국 시장에서 모델 3와 모델 Y 신규 고객에게 7500달러(약 954만원)의 할인 혜택을 준다고 발표하고 이를 모델 S와 모델 X로 확대했다. 테슬라 중국 법인은 1일 발표에서 2월 말까지 모델 3와 모델 Y 신차 고객에게 1만위안(약 184만원)을 할인해주고 지난해 11월 도입한 4000위안의 보험금 보조금과 지난달 도입한 배송보조금 6000위안도 계속 지급한다고 밝혔다. WSJ는 판매부진과 할인, 재고 증가 등이 겹쳐 테슬라의 마진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테슬라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는 2일 공시를 통해 2022년에 전기차 186만3500대를 팔아 같은 기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았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를 넘어서는 물량이다.

미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모빌리티에 의하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과거 80%에 달했지만 지난해 3·4분기에 61%로 급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업체뿐만 아니라 포드와 폭스바겐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따라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기차 시장 전망 또한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 유럽의 전기료 인상으로 인해 밝지 않은 형편이다. WSJ는 2022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1400만대를 밑돌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이나 2021년보다 낮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2 파리 국제모터쇼'에서 '대륙의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신형 전기 세단 ‘씰(SEAL)’이 전시되어 있다. /뉴스1
장기 전망은 엇갈려, 낙관론도 있어

미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2일 투자자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심각한 수요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 시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언급했다. IRA에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보조금 특혜를 주는 내용이 담겨있다.

사코나기는 "테슬라가 2023년에 약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지만 2023년에도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 테슬라가 파는 제품 중에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이 모델 Y 7인승 모델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는 올해 성장 목표를 낮추거나 공장 가동률을 떨어뜨려야 한다"며 "세계적으로 가격을 낮춰 마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테슬라가 "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 증권사 로버트W.베어드앤드컴퍼니의 벤 켈로 애널리스트는 2일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지난해 4·4분기 생산량이 전 분기보다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에도 독일 베를린과 텍사스 오스틴 등의 테슬라 공장에서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모간스탠리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330달러에서 250달러로 하향했지만 2일 보고서에서 "매수 기회가 왔다"고 평가했다. 모간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거시 경제 악화와 경쟁 심화 등 전기차 업계의 악재가 올해도 계속된다고 예측했다. 그는 동시에 "테슬라는 원가와 규모면에서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있으며 어려운 환경에서 경쟁자와 격차를 더 넓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2일 NYT에 따르면 미 증권사 웨드부시의 다니엘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트위터를 통해 지금 업계의 힘든 상황을 생각하면 테슬라의 지난해 4·4분기 인도량이 "비교적 좋은 성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기업에 손을 대고 있는 머스크가 테슬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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