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상민 추가 증인 채택·임시국회 개최’ 놓고 대치

정대연·탁지영 기자 2023. 1. 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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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왼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정회가 되자 증인석으로 내려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여야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마감을 사흘 앞둔 4일에도 기간 연장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여야는 기간 연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연장 기간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에서 입장차를 보였다. 1월 임시국회 개최 여부도 난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임시국회 단독 소집 의사까지 내비쳤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국회’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침대축구식 몽니를 부려온 여당 때문에 시간이 너무 많이 허비됐다”며 “여당은 결자해지 자세로 국정조사 기간 연장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유가족과 생존자가 함께 참여하는 3차 청문회, 재발 방지를 위한 전문가 공청회, 결과보고서 작성까지 하려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혔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활동기간은 오는 7일까지다.

여당 지도부는 국조특위 활동기간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연장을 요구하는 참사 유가족들에 맞서는 모양새가 부담스럽고 야당 공세가 별다른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는 점도 이 같은 판단에 영향을 줬다.

다만 구체적인 연장 기간, 3차 청문회 증인 채택에는 여야가 이견을 보였다. 민주당은 “최소 열흘”은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일주일”이면 된다고 주장한다. 여야는 지난해 11월23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합의하면서 본회의 예산안 처리 직후 국조특위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는데, 정기국회(12월9일 회기 종료) 후인 지난달 24일에야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그만큼 특위 활동이 지연됐다.

증인 채택 문제에서는 이상민 장관을 3차 청문회에 추가로 부르느냐를 두고 여야 간 입장 차가 크다. 민주당은 참사 유가족·생존자의 증인·참고인 채택을 늘리고, 이들과 함께 이 장관을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는 이 장관 (출석) 얘기를 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전혀 응답을 않고, 유족과 생존자 (증인·참고인) 수 확대부터 저쪽에서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합의 불발시 오는 5일이나 6일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기간 연장을 처리할 뜻을 밝혔다.

이달 임시국회 개최는 더 큰 충돌지점이다. 민주당은 민생법안·일몰법안 처리와 북한 무인기 침투 사태에 대한 긴급현안질문 등을 위해 임시국회 개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목적은 이재명 대표 방탄에 있다고 주장한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이 법안 한 개라도 더 심사한다고 나서도 부족할 판에 엉뚱하게 방탄국회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일할 게 있다는 이유로 그냥 막연히 임시국회를 열어서 방탄국회를 하는 건 맞지 않다”며 “민주당이 방탄 의사가 없다면 최소한 비회기를 만들어서라도 (이 대표가) 일반인과 똑같이 사법 처리 절차를 밟는 순서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제가 소환조사를 받겠다는 데 뭘 방탄하죠”라고 반문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끝나면 이상민 장관 거취를 두고 여야가 극한 대립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당분간 개각은 없다”며 이 장관 유임을 시사한 데 맞서 유예해뒀던 탄핵소추안 발의 카드를 다시 꺼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뜻과 유족 요구에 따라서 탄핵소추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우선은 자발적 사퇴건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수용이건 먼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탄핵 사유가 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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