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리자 혼돈… 둔촌주공 계약에 득될까, 독될까
"중도금 대출 부담에 다들 계약 포기해서 예비번호까지 오길 바랬는데 규제 완화로 아쉽네요. 그래도 기다려 봅니다."(올림픽파크포레온 예비당첨자 A씨)
"규제가 풀려서 둔촌주공에 호재인 것은 맞지만, 일반분양자와 무주택자에게 기회일지 악마의 유혹일지 모르겠어요."(강동구 거주자 B씨)
지난해 12월 분양을 실시해 지난 3일부터 계약일정에 돌입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이 단지를 바라보는 온도차 역시 크다.
정부가 3일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규제지역 해제를 발표해 대출, 전매제한, 의무거주기한 등의 조건이 대폭 변경됐는데, 이런 규제완화가 이 단지의 계약률을 높일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될지 여부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규제가 풀릴 것으로 예상됐으면 청약에 적극 참여했을 것이라며 후회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정부가 규제를 풀 정도라고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반문도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법 시행령을 고쳐 3월부터 최소 6개월, 최대 10년인 수도권 전매 제한 기간을 최소 6개월, 최대 3년으로 완화한다. 아울러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된 2~5년의 실거주 의무 규정은 주택법을 고쳐 완전 폐지하기로 했다.
특히 바뀐 규정을 과거 분양 단지까지 모두 소급 적용할 예정이라 올림픽파크포레온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단지로 부상했다.
강남4구로 불렸던 강동구였지만, 규제 제외지역에는 이름이 빠지면서 이번 규제완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지역이 됐기 때문이다.
3일부터 정당계약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애초 각종 규제가 맞물려 전매제한 8년, 실거주 의무 2년이 적용된 단지라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실제 박승환 둔촌주공 조합장은 지난해 청약 당첨자 발표 전 조합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계약률은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가 평균 70% 수준인데, 그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조치로 과밀억제권역으로 분류돼 전매 제한 기간이 1년으로 줄어들고 실거주 의무가 사라져 계약률을 높일 호재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번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이 사실상 '둔촌주공 심폐소생술'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분양가가 12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했던 전용면적 84㎡ 당첨자들도 이번 대책으로 대출을 신청할 수 있게 됐고, 만약 계약률이 높지않아 무순위청약이 나온다면 자금여력이 있는 유주택자들이 거주지나 주택보유 수와 상관없이 '줍줍'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둔촌주공을 염두에 두고 규제완화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특정한 단지를 (정책) 표적으로 삼는 건 아니다"라며 "정책 속도와 강도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한 발 앞서 제시해서 제한된 정책수단을 써보지도 못하고 시장 상황에 모두 휩쓸려가면서 국가경제 전체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고민하고 협의해서 발표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번 규제 완화가 일반분양자와 무주택자들에게 호재인지 여부는 좀 더 따져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근의 급격한 집값 하락 여파다. 강동구보다 상급지로 평가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21층)는 지난해 12월 23일 16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최근 15억5000만원 선까지 호가가 내려간 상태다. 여기에 일부 매수대기자들은 14억원대까지 내려가 2019년 가격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1년 뒤 전매제한이 풀려도 과연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인지에 대한 예측도 쉽지 않다. 분양받은 가격보다 올라야 프리미엄(피)을 붙여 팔 수 있는데, 만약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진다면 되려 분양가보다 싸게 내놓아야 팔리는 '마이너스피' 상황이 올 가능성도 있다.
대출금리의 고공행진도 큰 부담 중 하나다. 정부가 분양가와 관계없이 모든 주택에 대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지만, 중도금 대출금리가 6~7%에 육박하는 상황이라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일단 최근 분양에 나섰던 현장들은 한시름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장에서는 둔촌주공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에 분양했던 장위4구역(장위자이레디언트)에도 문의 전화가 많이 와 규제 완화를 체감하고 있다"며 "중도금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고민이 많았던 당첨자들이 마음을 돌려 계약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져 우려했던 것보다는 완판까지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 의도적 비판? 암호? …KBS, 대체 무슨 실수했길래
- 40대 의사 `살인 미수극`…가족 탄 테슬라 76m 절벽 아래 추락
- ‘尹 많이 어렵다’ 호소한 김건희 여사…추켜세운 조수진 “‘정치 감각’ 상당해”
- 종잇조각 된 테슬라…76m 절벽아래 추락 탑승자 4명 기적 생존
- ‘청담동 술자리’ 제보자 폭탄발언 “구속될 각오로 얘기한다…첼리스트와 법적다툼”
- [트럼프 2기 시동] `행정부 충성파로 신속 구성한다"
-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3곳 적발… 중기부 "매월 현장조사"
- 공수 뒤바뀐 여야… 국힘, 1심 선고 앞두고 `이재명 때리기` 집중
- `이사회 2.0` 도입 제시… 최태원 "사후성·평가로 역할 확대"
- 몬스테라 분갈이 네이버에 검색하니 요약에 출처까지… "`AI 브리핑` 검색 길잡이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