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로 본 이태원 참사…신고는 '흘려듣고' 대비는 '부족'
'용산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4일 관련 증인들을 불러 첫 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에서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책임추궁이 이어졌다. 청문회장 안팎에서는 유가족들의 절규도 이어졌다.
이 전 서장은 이날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22시38분부터 무전망에 '구급대 지원해주세요' '이태원 전 차로 차단' '계속 압사 신고 접수' 등 내용이 나온다. 이걸 듣고 있었으면 참사 발생 사실을 이때 알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이 전 서장은 "그 무전만 나오는 게 아니라 중간에 일반 신고 무전들도 섞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압사 신고 접수 이야기는) 들었다. 그런데 상황실에 확인을 했을 때 확인 보고가 하나도 안 들어와서 일단 그냥 흘러가는 무전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라며 "원래 이게 핼러윈 축제 자체가 상당히 음악을 시끄럽게 틀어 놓고 하는 거기 때문에 일정 정도 소란은 어느 정도 일상적인 축제(의 범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지금 답변은 참 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데"라며 "현장을 간 사람들한테 (현장이) 어떠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끝낸 게 말이 되나. '구급차 출동' 같은 소리를 흘려들었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따져 물었다.
정 팀장은 이날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오후 6시34분부터 압사 위험을 경고하는 112 신고가 11건이나 중복 접수됐는데 왜 경찰은 긴급하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받고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 그 시간대에는 신고가 평균적으로 많이 접수된다"며 이같이 답했다.
정 팀장은 "당시 저는 코드제로를 신경 쓰면서 근무했다. 21시경에 코드제로 대응 차원에서 신고를 직접 챙겼고 소방서에서는 3분 뒤 다친 사람이 없다고 확인해줬다"며 "현장에서도 종결 사안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종결이 된 사안이고 하기 때문에"라며 "코드제로마다 다 지휘 보고를 할 순 없다. 많은 신고가 접수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이 의원이 "코드제로가 12번인데 어떻게 그렇게 말하냐. 한두 개만 걸려도 지휘 보고를 하게 돼 있다"고 지적하자 "서울청은 31개 경찰서의 112 신고 상황을 담당한다"며 "코드제로가 용산서에만 집중된 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됐다"고 반박했다.
김 청장은 이날 장혜영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자기 판단으로 인파 밀집으로 인한 위험보다 정권 퇴진 관련 집회를 우선하고, 마약 단속 등 범죄 예방을 위한 가시적 경찰 활동을 더 우선시했다"는 지적을 받은 뒤 이같이 답했다.
김 청장은 "인파 관리를 위해 배치한 건 없었다. 다만 현장에서 우리 형사들이 인파를 관리하긴 했다"며 "저희들은 작년 7월부터 마약 문제가 굉장히 불거져서 언론에서도 핼러윈 관련 범죄 예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그래서 마약과 범죄 예방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증인들의 답변을 듣다가 "다 허수아비냐" "몰랐다는 게 사람이냐"라고 소리쳤다.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흐느껴 우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청문회장에서 증인들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데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야당 의원들은 증인들을 보다 거세게 몰아붙이며 사퇴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위직에 정무적 책임을 묻는데 무슨 진상규명이 필요한지 저는 갸우뚱거리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께서 지금 정무적 책임과 법적 책임을 혼용하고 계신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정무적 책임이 있지 않나. 그날 서울을 비우셨고 밑에 수하들이 많은 고초를 겪고 있고 조직을 재정비하려면 증인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라며 "물러날 용의가 없냐"고 물었다. 윤 청장은 "의원님 말씀 취지를 충분히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경찰청에서 참사 다음 날 대통령실에 보고할 문건을 만든 것과 관련해 "정말 답답하다. 계획 안 세우고, 대응 제대로 못 하고, 현장 통제도 못 해놓고 그 뒤에 '세월호 참사 때처럼 정부 대응 미비점을 지적할 수 있고 정권퇴진운동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만들었다"며 "그 마음과 정신이 뭐냐. 뒤에서 이런 보고서 문건이나 만들어서, 이래서야 되겠나"라고 질책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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