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는 태양광 이격거리 ‘주거지역 100m 이내’로 개선

지방자치단체별로 제각각인 태양광 이격거리에 대해 정부가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100m 이내’로 할 것을 권고했다. 도로 이격거리는 설정하지 않도록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신재생에너지정책심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4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 대회의실에서 천영길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과 유휘종 에너지공단 소장, 김태옥 한국전력공사 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정책심의회가 열리고 있다. 산업부 제공

이격거리는 태양광 설비와 주택·도로 사이에 띄워놓는 거리를 말한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26곳의 기초 지자체 가운데 129곳이 주거지역, 도로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내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없는 이격거리 규제를 하고 있다. 그런데 과학적·기술적 근거 없이 태양광 민원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제도가 운영되다 보니 지자체별로 기준도 제각각이고 이격거리 규제를 하는 지자체 수는 매년 늘고 있다. 도로로부터 1㎞ 이내에는 태양광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한 곳도 있다. 이렇다보니 이격거리 규제는 재생에너지 확대의 대표적인 걸림돌로 꼽혔다.

영국, 독일, 일본 등 대다수 국가에서는 이격거리 규제가 없고, 미국과 캐나다 일부 주는 안전을 이유로 최소한으로만 운영한다. 캐나다 앨버타 주의 경우 이격거리는 3m다.

이에 산업부는 주거지역에서 최대 100m 이내에서 이격거리를 운영하도록 하고, 도로는 이격거리를 설정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달 중 지자체를 상대로 세부 내용을 공유하고 자율적인 규제 완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지자체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저탄소 태양광 모듈 보급 확대 차원에서 탄소 배출량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탄소검증제 개편 방안도 내놨다. 탄소검증제는 태양광 모듈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단위 출력(1㎾)당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계량화하고 검증하는 제도다. 1등급 탄소배출 기준은 현재 670㎏/㎾에서 630㎏/㎾으로 강화하는 등 모든 등급 기준이 40∼100㎏/㎾ 올라간다. 앞으로는 탄소배출 1·2등급(현행 1등급)만 한국형 FIT(소형태양광 고정 가격계약)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밖에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주민참여사업 제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주민참여사업제는 태양광·풍력 발전소 인근 주민·어업인이 일정 비율 이상을 투자할 때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추가 가중치를 부여하고, 이로 인한 수익금을 주민끼리 공유하도록 한 제도다. 그동안 참여 기준 등이 발전원별·사업 규모별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실질적 이해 당사자인 발전소 인근 주민·농어업인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