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때 성착취"…'로미오와 줄리엣' 주연, 55년 만에 제작사 고소 [이슈&톡]

김종은 기자 2023. 1. 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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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개봉해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두 주연 배우, 올리비아 핫세와 레오나드 위팅이 제작사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성희롱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올리비아 핫세와 레오나드 위팅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1심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로미오와 줄리엣' 프랑코 제페렐리 감독은 촬영 전 당시 15세·16세였던 두 주연 배우에게 "피부 색깔의 속옷을 입고 촬영할 예정이며 누드 촬영은 없을 것"이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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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올리비아 핫세, 레오나드 위팅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1968년 개봉해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두 주연 배우, 올리비아 핫세와 레오나드 위팅이 제작사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성희롱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3일(현지시간) AP, 버라이어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리비아 핫세와 레오나드 위팅은 "청소년 시절 제작사와 감독에 속아 나체 상태로 촬영을 했다"며 파라마운트 픽처스 측에 5억 달러(한화 약 6360억 원)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올리비아 핫세와 레오나드 위팅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1심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로미오와 줄리엣' 프랑코 제페렐리 감독은 촬영 전 당시 15세·16세였던 두 주연 배우에게 "피부 색깔의 속옷을 입고 촬영할 예정이며 누드 촬영은 없을 것"이라 약속했다. 하지만 촬영 마지막 날 입장을 바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영화가 망한다. 맨몸이 드러나지 않게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겠다"며 나체 촬영을 간곡히 요구했고, 이들은 간단한 보디 메이크업만 한 채 촬영에 임했다. 허나 감독과 제작사 측은 배우들과 한 약속을 어기고 두 사람의 맨몸을 그대로 영화에 노출시켰다.

어린 두 사람의 노출은 개봉 당시에도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올리비아 핫세 역시 시사회에 불참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이와 관련 올리비아 핫세와 레오나드 위팅 측은 "주연 배우들의 나체를 몰래 촬영된 건 사기이고 성추행이다. 두 사람의 나이가 15세, 16세였던 걸 고려해 본다면 이는 아동 착취에도 해당한다. 실제 영화에 담긴 장면은 두 사람이 감독에게 들은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며 "당시 그들은 감독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당시엔 '미투 운동' 같은 것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두 배우는 지난 55년간 정신적, 정서적으로 고통을 겪었고 이로 인해 연기 경력도 단절됐다"고 주장하며 파라마운트 픽처스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고려해 "5억 달러 이상의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리비아 핫세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몇 개의 작품에 출연하긴 했지만, 레오나드 위팅은 50여 년간 별다른 연기 활동을 하지 않았다.

올리비아 핫세·레오나드 위팅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작으로 한 영화 중에서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단 85만 달러의 제작비로 북미에서만 무려 3890만 달러를 벌어들였을 정도. DVD, VOD 수익까지 합치면 수익은 수십 배에 달한다. 작품성 면에서도 인정받았다. 1969년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어권 해외 영화상과 남녀신인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촬영상과 의상상을 품에 안았다.

'로미오와 줄리엣' 주연 배우들의 55년 만의 고백에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 파라마운트 픽처스 측은 소송과 관련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이번 소송은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한시적으로 없앤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라 제기됐다. 2020년 법 개정에서 3년간 성인이 어린 시절에 겪은 성범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것. 55년 만에 고소장을 제출한 두 사람이 이번 고소를 통해서라도 과거의 아픔을 치유받을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스틸]

레오나드 위팅 | 로미오와 줄리엣 | 올리비아 핫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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