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신중히 매각…스스로 운항하는 바다의 '테슬라' 개발
정부가 올해 국적 해운선사 HMM의 경영권 매각 타당성을 검토하고 인수후보군 분석을 하는 등 공공보유 지분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건다. 다만 악화된 해운시황과 인수후보군에 대한 검증, 향후 해운산업 경쟁력 확보 등 요건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미래 해양 운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율운항선박 등 초격차 기술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의 '2023년 해수부 업무보고'를 했다. 해수부는 '단단한 해양산업'과 '든든한 국민생활' 등 2개 주제를 바탕으로 △국제물류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수산형 블루푸드 산업 육성 △해양모빌리티 산업 주도권 확보 △지역기반 해양레저관광산업 활성화 △살기 좋은 섬·연안 조성 △기후변화 대응 및 재해안전 연안 구축 등 6개 전략을 업무보고에 담았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HMM의 경영정상화에 따라 경영권 민간이양 여건을 조성할 방침이다. HMM은 2020년 흑자전환 이후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8조6867억원, 연간 10조원대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해수부는 올해 HMM의 경영권 매각 타당성을 검토하는 한편 금융위원회와 KDB산업은행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인수후보군 분석을 위한 컨설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해운업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성급한 매각은 없다는 기조는 재확인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금융위나 산은, 해양진흥공사 등과 여러 가정 아래 해운시장 불확실성 등 상황을 점검하며 매각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관계기관 협의없이 급하게 HMM을 매각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해수부는 올해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해운업계 경영악화에 대비해 3조원 규모 경영 안전판을 마련하는 한편 현재 9300만톤인 선복량을 올해 1억톤, 2027년 1억2000만톤으로 30%가량 확대할 방침이다.
미래 해양 운송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기술개발도 본격 투자할 방침이다. 세계 해양모빌리티 시장은 2030년 741조원 규모로 전망되는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자율운항선박 △친환경선박 △초정밀 위성항법 △디지털 해상교통 플랫폼 등에 2032년까지 1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선원없이 원격제어로 운항하는 자율운항선박과 탄소배출이 적은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을 확보, '바다의 테슬라'를 개발하겠다는 의도다.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한 국제기술 표준 선점과 신기술 적용을 가로막는 규제 혁신 작업도 병행한다.
지난해 4조원 수출기록을 쓴 수산식품 수출목표는 올해 35억달러(약 4조4630억원)으로 잡았다. 김과 참치 등 수출 효자 품목의 수출을 강화하는 한편 굴과 전복 등 유망 품목을 집중 육성한다. 또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기존 수출국에 대한 물량 확대와 유럽·남미 등 신시장 개척 작업도 병행한다. 시장조사와 브랜드개발, 국제인증 취득 등을 포함한 최대 2억2000만원 상당의 '성장사다리 바우처' 지원을 통해 블루푸드(지속가능한 해양수산물) 1000만불 수출기업 100개를 육성하겠다는 과제도 업무보고에 담았다.
해수부는 이밖에 △'한국형 칸쿤'을 표방한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및 K-마리나 루트 조성 등 해양레저관광산업 활성화 △여객선 기항이 없는 소외도서 제로화 및 택배할증료 정부 지원 등 섬·도서 지역 정주여건 개선 △연안재해 예보·경보 시스템 'K-오션와치'를 통한 재해 대응 등 과제도 올해 주요 업무로 설정했다.
조승환 장관은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더해진 복합위기를 겪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해수부는 해양의 전 영역을 수출산업화, 미래산업화 한다는 각오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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