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영상을 선명하게 복원"…숨은 정보 추출해 고해상도 획득

UNIST, 고해상도 복원기술 개발
왜곡 영상의 숨은 정보로 선명히 복원

UNIST는 왜곡된 영상에 숨어있는 정보를 이용해 고해상도 영상을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산란이 심한 생체조직 영상에서 숫자 '2'를 복원한 장면 UNIST 제공

안개나 연기 등에 가려 왜곡된 영상을 복원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궂은 날씨에도 자율주행차를 위한 고품질 영상이나 생체조직 내부 영상을 고해상도로 얻을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박정훈 교수 연구팀이 왜곡된 영상에 숨어있는 정보를 이용해 고해상도 영상을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우리는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시각을 통해 얻는다. 하지만, 눈·비가 내리거나, 안개 또는 미세먼지가 심하면 눈으로 보는 영상은 왜곡될 수 있다. 왜곡된 영상을 보정하는 적응공학 기술은 이미 천문우주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대기에 의해 일그러진 별빛을 보정해 선명하게 우주를 관측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술은 파면측정기나 파면제어기 같은 비싼 전문장비가 필요해 일상에서 왜곡된 영상을 극복하는 데 활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왜곡된 영상에서 해상도를 떨어뜨리는 성분과 위치만 변화시키는 성분으로 나눈 후, 위치 변화의 효과를 컴퓨터로 제거했다. 영상 하나를 기준으로 위치 성분을 모두 옮겨 제자리에 둔 것이다.

이 상태에서 해상도를 떨어뜨리는 성분만 모아 평균값을 낸 후, 이를 제거하고 실제 물체 정보만 추출해 고해상도 영상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안개나 연기, 아지랑이 등에 의해 가려진 현상은 시간을 두고 촬영한 동영상을 이용해 숨어 있는 정보를 추출해 선명한 영상으로 만든다. 이 기술은 생체조직처럼 빛의 산란이 심한 물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박정훈 UNIST 교수는 "궂은 날씨에도 안정적인 자율주행 구현은 물론 원거리 감시, 천문학 등에 적용할 수 있고, 나아가 살아있는 동물의 내부를 고해상도로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지난 1일)'에 게재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