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도 열정 꺾지 못했다…우크라 어린이 촛불 켜고 서커스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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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공격으로 공습 경보를 들으면서 훈련하는 게 너무나도 힘들었어요."
우크라이나의 한 어린이 서커스단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훈련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단체 '브라이트 컨트리'(Bright Country)가 2010년 시작한 이 대회에는 우크라이나 전역뿐만 아니라 헝가리, 리투아니아, 독일, 몰도바, 폴란드에서 서커스 꿈나무들의 참가가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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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대피소서 추위 속 훈련 강행…노랑·파랑 의상 입고 공연
“러시아의 공격으로 공습 경보를 들으면서 훈련하는 게 너무나도 힘들었어요.”
우크라이나의 한 어린이 서커스단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훈련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서커스단은 옆나라 헝가리로 잠시 무대를 옮겨 꺾이지 않는 희망의 빛을 다시 한번 쏘아올렸다.
새해 벽두인 2일(현지시간) 헝가리 수도인 부다페스트의 서커스 공연장.
원래는 이곳은 헝가리 서커스단이 주로 공연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 무대를 채운 것은 다름 아닌 옆 나라 우크라이나의 상징색인 노랑과 파랑이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매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우크라이나에서 열리던 국제 어린이 서커스 대회인 ‘야스크라바 아레나 드니프라’가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밀려 옆나라로 무대를 옮긴 것이다.
우크라이나 단체 ‘브라이트 컨트리’(Bright Country)가 2010년 시작한 이 대회에는 우크라이나 전역뿐만 아니라 헝가리, 리투아니아, 독일, 몰도바, 폴란드에서 서커스 꿈나무들의 참가가 쇄도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 침략으로 시작된 전쟁의 포화가 해를 넘기도록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예년처럼 이 대회를 열 수 있을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그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이 바로 부다페스트 시립 서커스단이었다.
부다페스트 서커스단 관계자는 “서로를 살펴봐주고 돕는 것이 서커스 예술의 기본 정신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인 헝가리 포스트는 전했다.
연말이 아닌 연초에 뒤늦게나마 성사된 무대였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우크라이나 어린이 참가자들은 수시로 울리는 공습 경보 속에 전기마저 끊긴 어두컴컴한 지하 대피소로 피신한 상태에서도 촛불을 켜고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6∼17세로,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참혹한 격전지였던 하르키우, 드니프로, 오데사, 도네츠크 등에서 몇달 동안 연습을 이어왔다.
훌라후프 공연을 선보인 13살 소녀는 “드니프로에서 서커스 훈련을 해왔는데 전쟁이 터졌다”면서 “공습 사이렌 속에서 훈련을 하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소녀는 이번 대회에서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색의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자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는다.
부다페스트 서커스단 관계자는 “이들 어린이는 대피소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촛불에 의지해 훈련했다. 이들이 재능을 펼칠 장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말했다.
그는 이어 “1월 예정됐던 공연을 보류하고 우크라이나 친구들에게 무대를 넘겨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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