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체재 깨자"…80조 시대 맞은 ETF 시장 공략 나선 자산운용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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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이처럼 ETF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의 양강체제가 확고한 것은 맞지만, 시장이 급성장·급변하면서 추후 얼마나 투자자 마음을 끌어낼 수 있을지 전략을 짜는 운용사들이 치고 올라갈 전망"이라며 "앞으로 운용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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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도전에 점유율 톱2 삼성·KB도 ETF 조직 강화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양강체제'로 굳혀진 ETF 시장을 깨기 위해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거센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ETF운용본부를 신설하고 기존 멀티전략본부 소속 ETF운용부와 ETF상품전략부를 배치했다. 본부장에는 남용수 전 한화자산운용 채널마케팅본부 CPC기획팀 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투운용은 지난해 2월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대표를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영입한 뒤 6월 대표이사 직속의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신설하는 등 마케팅과 상품개발, 글로벌 운용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배 대표와 한솥밥을 먹었던 김찬영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도 영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2008년부터 사용하던 ETF 브랜드인 'KINDEX'를 'ACE'로 바꾸는 등 브랜드 홍보도 강화하면서 1974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자산운용사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국내 유일 베트남 투자 ETF를 운용하는 등 업계에서 주목받는 신흥국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도 신임 대표로 임동순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을 선임한 데 이어 조직도 개편했다. 주식운용부문 산하 패시브솔루션본부에 속한 ETF팀들을 분리해 ETF투자본부를 신설한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NH아문디자산운용은 주식운용부문에 ETF투자본부를 포함해 주식운용1·2부, 패시브솔루션본부, 주식리서치본부 등 5개 본부를 두게 됐다. ETF투자본부에는 기존 ETF전략팀, ETF운용팀에 신설한 ETF상품리서치팀이 배치됐다.
자산운용사들이 이처럼 ETF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78조5116억원으로 전년 동기(73조9675억원) 대비 6.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1일에는 82조7291억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2년 ETF 시장 개설 이후 20년 만에 80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2032년까지 시장 규모가 3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운용사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 41.97%(32조9505억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 37.66%(29조5674억원)의 점유율로, 양강체제를 이루고 있다. 뒤를 이어 KB자산운용 8.87%(6조9654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 3.89%(3조527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 2.35%(1조8469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 1.86%(1조4606억원) 순이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시장 점유율을 압도하고 있지만, 다른 자산운용사들은 미래먹거리로 평가받는 ETF 시장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자산운용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1위를 뺏기지 않기 위해 고객 마케팅 부문에 디지털마케팅본부를 신설하고 김두남 ETF사업부문장을 발령내고, ETF 사업부문장에 김영준 상무를 임명했다. 김 상무는 지난 6월 유럽 자산운용사 릭소 한국 영업에서 이직해온 인물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2위와 3위인 미래에셋운용, KB자산운용도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글로벌운용사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투자수요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의 양강체제가 확고한 것은 맞지만, 시장이 급성장·급변하면서 추후 얼마나 투자자 마음을 끌어낼 수 있을지 전략을 짜는 운용사들이 치고 올라갈 전망"이라며 "앞으로 운용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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