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 글로벌 B2B 사업 7년만에 첫 흑자…해외 사업 '파란불'

웍스모바일, 작년 글로벌 시장 연간 손익분기 넘겼다
2년만에 고객사 네 배 늘어
AI서비스·웹브라우저·번역 솔루션도
클라우드에 모아 글로벌 B2B 시장 공략

네이버의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자회사 웍스모바일이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다. 네이버의 B2B 사업이 해외에서 한 해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첫 사례다. 

 웍스모바일, 글로벌 BEP 달성

4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웍스모바일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 연간 손익분기점(BEP)을 처음으로 넘겼다. 글로벌 진출 약 7년 만이다. 

웍스모바일은 메일, 일정, 주소록, 영상통화, 설문 등을 아우른 기업용 협업 솔루션을 구독형으로 제공한다. 주요 시장은 국내와 일본이다. 국내에선 네이버웍스, 일본에선 라인웍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운영한다. 네이버 내 메일·캘린더·클라우드 담당 조직에서 시작해 2015년 B2B 서비스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네이버는 웍스모바일 출범 초기부터 글로벌 사업을 겨냥했다.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이 일본 등 아시아 일대에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만큼 이를 활용해 업무용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을 빠르게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분사 두 달만에 일본 현지 법인을 세웠고, 약 1년간 개발 과정을 거쳐 2016년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지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라인 메신저와 라인웍스를 연동하고, 일본 기업의 업무 일정 공유 방식에 특화된 기능을 만들었다. 금융·보험·부동산·건설·간호 등 일본 내 ‘현장형 업종’에 필요한 서비스도 포함했다. 

해외시장에서 첫 흑자를 낸 건 최근 일본 내 라인웍스 도입 기업이 대거 늘어난 게 주효했다. 디지털전환이 상대적으로 느렸던 일본 중견기업들이 코로나19로 재택 근무를 늘리면서 협업툴 수요가 폭증한 영향이다.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웍스(라인웍스)의 글로벌 고객사 수는 2020년 상반기 약 10만 곳에서 작년 상반기 40만여곳으로 네 배가량 늘었다. 작년 상반기 이용자 수는 440만명이 넘는다. 

"업무용 올인원 포털 만든다"

웍스모바일은 네이버웍스(라인웍스)를 기업용 ‘올인원 포털’로 만드는 게 목표다. 직원간 협업을 비롯해 구매·인사 관리·출장 준비 등 모든 업무를 네이버웍스 하나로 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최근엔 기업용 지원업무(백오피스) 시스템, 제삼자(서드파티) 서비스 등과 연계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웍스에 근태·결재 관리 등 기업 내부 시스템을 연결하고, 택배 서비스 등 외부 솔루션을 네이버웍스를 통해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기술 수출을 타진 중인 신사옥 ‘1784’와 연계한 실험도 하고 있다. 네이버웍스를 스마트빌딩 업무 포털 겸 개인 비서로 활용하는 안이다.

네이버 직원들은 1784에서 네이버웍스를 통해 회의실 조명 온도를 제어하거나 로봇이 배달하는 도시락을 주문할 수 있다. 향후 네이버웍스의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관련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클로바·웨일·파파고도 글로벌로

네이버는 웍스모바일의 사례를 바탕으로 올해 해외 B2B 사업을 확 키우는 게 목표다. 네이버의 AI 서비스를 담당하는 클로바CIC, 웹브라우저 웨일, 번역서비스 파파고 등을 모두 글로벌 B2B 시장으로 진출시킨다.

네이버 관계자는 “웨일은 이미 해외용 버전을 만들어 내부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각국에 맞는 서비스를 배치해 현지 호환성이 높은 웹브라우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내 웍스모바일, 클로바, 파파고, 웨일 등을 모두 네이버 클라우드 조직으로 결집할 계획이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인프라·플랫폼·솔루션 사업을 아울러 벌인다는 얘기다. 

클라우드를 통하면 현지 구축형 방식에 비해 글로벌 서비스를 운용하기가 훨씬 쉽다. 각 기술 조직간 협력을 늘려 시너지를 내기에도 좋다. 최근 웨일 기반 교육용 플랫폼 ‘웨일스페이스’를 통해 교육 시장용 네이버웍스를 선보인 게 그런 예다. 

해외 진출·확장을 위한 비용 부담도 덜하다. 네이버는 라인 서비스를 위해 각 글로벌 거점 지역에 이미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B2B 사업 담당 조직을 클라우드로 모으면 각 서비스와 함께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업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금융·유통·제조 등 각 산업군에 대해 특화 솔루션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 해외투자 '한경 글로벌마켓'과 함께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