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OTT? “아니, 우린 프리미엄 상영관으로 간다”
전 좌석 등받이 조절, 스튜디오형 좌석도
‘용아맥’ ‘코돌비’ 등 특수상영관 경쟁
‘아바타2’ 특수상영관 명당자리는 암표까지
영화관들이 ‘변신’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았고, 언제 어디서든 편안하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에 ‘굳이’ 극장을 찾아오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8년 만에 재단장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수퍼플렉스’는 좌석을 절반 이상 줄이고 전 좌석을 등받이가 조절되는 의자로 바꿨다. 프리미엄 영화관의 대명사인 CGV ‘용아맥(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에 대적할지 주목된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롯데시네마 수퍼플렉스관은 사운드와 좌석을 개선해 지난달 10일 재개관했다. 국내 최대 좌석수였던 628석을 절반 수준인 295석으로 크게 줄여 쾌적함을 추구했다. 맨 앞줄에는 빈백과 소파베드, 일반석은 컴포트 리클라이너, 스위트 스폿 좌석에는 럭셔리 리클라이너를 배치했다. 모든 좌석에서 영화를 누워서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상영관 뒤편에는 별도의 스튜디오를 만들어 야구의 VIP석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스위트 스폿과 스튜디오 좌석을 이용하는 관객에겐 비행기 1등석처럼 물과 실내용 슬리퍼도 제공한다.
음향에도 상당한 신경을 썼다.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수퍼플렉스관의 음향 설계를 담당한 최준혁 RPG 코리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저음은 소리를 낸 이후 남아있는 잔향 시간이 긴 편인데 이걸 빨리 소멸시켜야 다음 대사가 명료하게 들린다”면서 “수퍼플렉스에서는 잔향 시간이 확 줄어 폭탄이 터져도 그 소리가 빠르게 사라진다”고 말했다. 김재경 미디어큐브 대표는 “2층 VIP 박스에는 별도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해 음향 사각지대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수퍼플렉스 이외에도 각 멀티플렉스에는 대표적인 시그니처 특수 상영관이 있다. CJ CGV의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는 ‘용아맥’, 메가박스 코엑스의 돌비시네마는 ‘코돌비’라는 약칭이 있을 정도로 관객들에게 인기다. ‘용아맥’은 큰 스크린으로, ‘코돌비’는 돌비 시스템을 독점 규격화한 영화관으로 유명하다. 이들 특별 상영관은 일반 상영관보다 1.5배에서 많게는 3배가량 가격이 비싸지만 ‘영화적 경험’을 위해 이 같은 프리미엄 상영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수 상영관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간한 ‘2022년도판 한국영화연감’을 보면, 지난해 전국 특수상영관(아이맥스, 4D 등)은 445개관으로 2020년 382개관보다 16.5% 증가했다.
지난달 3D 영상과 웅장한 사운드로 무장한 <아바타 : 물의 길> 개봉 이후 프리미엄 상영관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졌다. 롯데시네마 수퍼플렉스는 재개관 이후 <아바타 : 물의 길> 좌석 판매율이 일반관보다 30.5% 더 높았다(지난달 14~31일 집계). CGV의 경우도 <아바타 : 물의 길> 좌석 판매율은 아이맥스관이 2.1배, 4DX관은 3배 일반관보다 높았다(지난달 14일~이달 3일 집계). 상영시간이 3시간이 넘고 소리에 민감한 영화이기 때문에 돈을 더 주고서라도 큰 화면에서 편안하게 보고 싶은 관객들이 많다는 뜻이다. <아바타 : 물의 길> 특수 상영관의 인기 시간대 ‘명당’ 자리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정가보다 2배 넘는 가격의 암표까지 등장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관객이 영화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경험하고 기억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영화관은 관객들이 찾도록 하는 차별점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상영관을 더 늘려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바타 : 물의 길> 프로듀서인 존 랜도는 지난해 10월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과거에는 ‘나 이 영화 봤어’라고 말했지만 이제는 ‘나 이런 영화를 경험했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영화관은 ‘체험’하기 위해 가는 곳이 됐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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