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스파오, 해리포터·NCT … 파자마 완판 이끈 '컬래버 장인'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SPA(제조·유통 일괄화 의류) 브랜드 스파오가 워너브러더스(WB)로부터 최우수 패션 라이선시로 선정됐다. 아티스트, 캐릭터, 식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이뤄내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는 평가다.
스파오는 해외 SPA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각축을 벌이던 2009년에 이랜드월드가 야심 차게 론칭한 브랜드다.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뛰어난 상품력으로 성장을 계속하며 토종 SPA 메가 브랜드로 우뚝 섰다.
스파오 하면 고객들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은 단연 컬래버레이션(협업)이다. 아티스트, 캐릭터, 식음료 등 MZ세대가 소비하고 반응하는 다양한 영역에서 빠르게 협업을 진행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15년 엑소, 코카콜라 등과의 컬래버를 시작으로 △2016년 포켓몬 △2017년 짱구, 빙그레, 위베어베어스 △2018년 세일러문, 해리 포터 △2020년 펭수, 싹쓰리 등 다양한 협업을 선보이며 컬래버 완판 신화를 이뤄왔다.
특히 스파오는 지난해 다양한 글로벌 콘텐츠와 컬래버를 기획하며 워너브러더스가 꼽은 최우수 패션 라이선시로 선정됐다. 워너브러더스는 해리포터, 위베어베어스, 프렌즈 등 스파오와 다수의 지식재산권(IP)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는 "스파오는 아이코닉한 해리 포터와의 협업 상품을 선보이며, 투표권자들의 만장일치로 이 상에 선정됐다. 앞으로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파오의 협업 대표 상품인 파자마는 지난 1년간 100만장 이상 판매되는 역대 최고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기존에 해리포터가 갖고 있던 스파오 단일 컬래버 매출 기네스 기록도 경신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소속 남자 아이돌 그룹인 'NCT'와 협업해 출시한 상품이 이틀 동안 3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18년 해리포터가 사흘 만에 25억원의 매출을 올린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스파오와 NCT의 컬래버 상품은 멤버 22명을 상징하는 캐릭터와 시그니처 패턴을 적용해 많은 팬과 고객으로부터 사랑받았다. 이후에도 파자마와 티셔츠 등을 통해 누적 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특히 Z세대 최애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최고심'과 '망그러진 곰' 컬래버를 통해 새로운 협업 활로도 열었다. 국내 캐릭터인 점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캐릭터들은 폭넓은 팬덤을 형성하였고, 첫 의류 브랜드로 스파오를 선택했다. 최고심은 하루 만에 4억원 매출, 망그러진 곰은 10분 만에 1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등 커뮤니티에서의 뜨거운 반응은 매출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가장 활발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던 캐릭터들도 스파오와 함께했다. 포켓몬 빵으로 열풍을 일으킨 포켓몬과 잠옷을 메인으로 성인과 키즈 제품을 동시에 출시하며 총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존에 20대 고객이 다수였다면, 패밀리룩을 전개하며 구매 연령층을 대폭 확장했다. 또한 1020세대에게 돌풍을 일으킨 산리오와 먼작귀 또한 각각 50억원,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스파오 컬래버에 대한 고객 수요를 증명했다.
스파오는 '컬래버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상품성 있게 풀어낸 대표적인 브랜드로 통한다. 캐릭터 중심의 컬래버에서 시장을 한정 짓지 않고 방송이나 넷플릭스 콘텐츠,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컬래버를 진행했다.
이 같은 스파오의 협업 경쟁력은 '콜라보셀'이라는 독립된 조직에서 나온다. 25~35세로 구성된 이들은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스파오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은 상품을 만들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고객들에게 직접, 바로 물어본다"며 "협업 상품 출시 전 인스타그램에 '대국민 설문조사'를 업로드하고 준비 중인 디자인을 모두 공개해 의견을 묻는다"고 전했다. 출시 전까지 상품의 디자인을 숨기는 기존 산업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설문을 통해 티셔츠가 좋을지, 후드 티셔츠가 좋을지 결정하고 협업 캐릭터의 심벌을 왼쪽 가슴에 넣을지 오른쪽 가슴에 넣을지, 크기는 어느 정도가 좋을지 선택하게 한다. 이 설문은 기본 5만~7만명이 참여한 빅데이터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큰 의사결정을 진행한 뒤 소위 '덕후'들을 모아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 '덕후' 직원이 물어온 아이템이 빅데이터 설문 결과를 통해 검증되고, '덕후' 고객을 한 번 더 거쳐 상품의 디테일이 완성되는 시스템이다.
스파오 관계자는 "스파오의 컬래버는 타 SPA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는 스파오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하며 "누구와도 협업이 가능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컬래버레이션이 스파오의 조직문화와 비슷해 우리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한편 스파오는 지난해 컬래버 상품으로만 매출 400억원을 달성했고, 2023년에는 700억원 매출에 도전할 계획이다. 기존 콘텐츠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K콘텐츠와 협업해 글로벌 진출에 적극 매진한다. K콘텐츠를 의류 및 잡화와 연계해 글로벌 팬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신선한 상품을 개발하고, 한국형 SPA의 품질과 콘텐츠 저력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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