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시장, 사상 첫 1조원 돌파했다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1조377억원으로 2021년 조사 때 7563억원보다 37.2%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아트페어(미술품 장터)와 화랑의 매출액은 늘었지만 경매 판매액은 줄어들었다. 아트페어 매출액은 2021년 1889억원에서 지난해 3020억원으로 59.8%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아트페어 방문자가 87만5000명으로 전년도의 77만4000명보다 13.1%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트페어 매출액에는 지난해 9월 열린 영국 프리즈의 ‘프리즈 서울’ 매출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화랑을 통한 미술품 판매액도 2021년 3142억원에서 지난 해 502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경매사를 통한 판매액은 2335억원으로 2021년 3384억원보다 30.9% 줄어들었다. 지난해 열린 미술품 경매 횟수는 276건으로 전년의 254건보다 많았지만, 낙찰률은 58.4%로 2021년 66.4%보다 감소했다.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지난해 1분기 785억원에서 2분기 665억원, 3분기 443억원, 4분기 440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세계 경기침체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양대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케이옥션의 경매 낙찰액도 전년 동기보다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미술경매 시장의 위축세가 뚜렷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지난해 4분기 서울옥션·케이옥션에서 6차례 진행된 메이저 경매의 낙찰총액은 약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1% 줄었다고 밝혔다. 판매 작품 수도 354점으로 전년 동기대비 53.5% 감소했다. 구사마 야요이, 이우환 등 이른바 ‘블루칩’ 작가들의 출품작 수도 전년 대비 58% 줄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주요 작가의 몇몇 주요 작품을 제외하고는 유찰되거나 하한가선에서 낙찰되는 등 하락세로 접어든 시장의 전형적인 면모를 보였다”며 “구매자 주도 시장으로 돌아섰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자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이어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신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현대미술 작가군에 대한 기대와 미련을 접어야 한다”면서 “호황기 동안 움직였던 작가와 작품들의 현재를 되돌아보면서 숨 고르기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이날 미술시장 규모 결산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경매·아트페어의 매출액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화랑의 매출액을 예측한 것이다. 문체부는 유통처 간 중복 매출액과 이번 결산에 포함되지 않은 매출액 등을 파악해 내용을 보완해 새해 미술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특히 국내 아트페어에 대해 정책적 관심을 강화하는 한편 작가와 화랑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 아트페어 참가와 기획 전시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미술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법·제도 기반이 부족해 정책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미술진흥법이 조속히 제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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