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우동맛은 왜 다를까... ‘우동, 건축 그리고 일본’ 발간
건축사 남택(57)씨는 우동집을 한다. 그가 내오는 우동 국물은 맑다. 보통의 한국 우동집 국물이 탁한 것과 정반대다. 차이를 물었다. 그는 “소금과 밀가루만 쓰니까요”라고 말했다. 보통의 한국 우동집은 주로 면에 탄력을 줄 때 녹말가루를 쓴다. 그럼 치대는 노고가 없어도 어느 정도 탄력이 붙는다. 하지만 국물은 탁하다. 그는 오직 면을 치대는 방식으로 탄력을 살린다.
남씨가 이런 고집스런 방식으로 우동면을 치대는 이유는 그가 일본에 건너가 건축을 배우며 뼈에 새긴 직업윤리 때문이다. 남씨의 원래 직업은 건축사. 대중적으론 건축 칼럼니스트로 알려져 있는 그는 우동집도 운영한다. 그가 일본에서 건축 일과 우동 제조법을 배우며 느껴온 한일 간의 차이점이 담긴 에세이집 ‘우동, 건축 그리고 일본’이 출간됐다.
1989년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가장 가까운 외국이자 선진국’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일본에 건너가 막일부터 시작했던 남씨는, 어깨 너머로 일본의 건축을 배운 뒤 한국으로 돌아와 건축사로 일하는 동시에 2014년부터 우동집을 운영해 왔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남씨에 따르면 일본의 주택과 달리 한국의 주택에는 조립식 욕조를 설치할 수 없는 이유와 한국의 우동 국물 맑기와 일본의 우동 국물 맑기가 차이나는 이유는 모두 닮았다. 그가 몸으로 체감한 한일 간의 차이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이 책에 담겼다. 또한 남 작가가 주요 언론사에 냈던 칼럼과 틈틈이 적어온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한다. ‘우동, 건축 그리고 일본’은 새해부터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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