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닉스’ 왜 이리 반갑지…지하실 탈출한 반도체株 어디까지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확대 효과
장비 소재 관련주까지 일제히 상승

SK하이닉스 연구자가 반도체 공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제공=SK하이닉스]

정부가 반도체 기업의 투자세액공제율을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주 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소재주 모두 올랐다. ‘1월 효과’도 없던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이끄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가 전저점에 근접하면서 반대매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투자세액공제안 효과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4.3%, 5만7800원), SK하이닉스(7.1%, 8만1000원), DB하이텍(6.1%, 3만9800원) 등 반도체 대표주가 모두 오른 채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재작년 11월 22일(7.1%)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9월(4.5%), DB하이텍은 작년 11월(7.4%)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58조9000억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56조5000억원)을 누르고 시총 3위로 올라섰다.

이날 반도체 장비·소재주도 올랐다. 반도체 장비주에서는 시총 순으로 원익IPS(9.6%) 한미반도체(7.6%), HPSP(5.5%), 주성엔지니어링(6.6%), 피에스케이(11.6%)가 올랐다. 반도체 소재주에서는 시총 순으로 솔브레인(6.0%), 동진쎄미켐(5.9%), 티씨케이(6.7%), 하나머티리얼즈(9.7%), 원익QnC(8.0%) 상승했다.

반도체주에는 장 초반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창구에서 매수 주문이 나왔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1760억원, SK하이닉스 59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SK하이닉스 830억원 가량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삼성전자 1730억원, SK하이닉스 1440억원 순매도했다.

반도체주의 상승 배경은 전날 정부가 내놓은 반도체 투자세액공제안이다. 지난 3일 정부는 세제지원 강화 방안을 통해 반도체·배터리·백신·디스플레이 같은 국가전략기술 산업에 대해 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높이겠다고 결정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국가전략기술의 당기(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현재 8%에서 15%로 올리고, 이와 별도로 올해 투자 증가분(직전 3년 평균치 대비)에 대해서는 국가전략기술 여부와 상관없이 10%의 추가 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김석환 미래에셋 연구원은 “정부의 세제 지원 소식에 반도체주가 이틀 연속 올랐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공급 수정 전망에 따른 업황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티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도 세제 혜택이 기대된다. 전날 발표한 정부안에 따르면 국가전략기술 중소기업의 경우 당기 공제율이 현재 16%에서 25%로 올라간다. 여기에 투자 증가분을 포함한 최고 세액공제율은 35%에 달한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마련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며, 법이 통과되면 올해 1월 1일 투자분부터 소급적용된다.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경쟁 격화에 따라 전폭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의 경우 시설투자에 25%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