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일자리 줄인다더니 ‘화들짝’…정부, 94만명 상반기 채용

이지혜 2023. 1. 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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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 위축과 고용절벽에 대비해 올해 연간 직접일자리 규모 가운데 90%를 상반기에 조기 채용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직접일자리 축소' 방침을 강경하게 유지해왔지만, 고용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직접일자리 조기 집행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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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고용절벽 가능성 커지자 조기 집행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경기 위축과 고용절벽에 대비해 올해 연간 직접일자리 규모 가운데 90%를 상반기에 조기 채용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직접일자리 축소’ 방침을 강경하게 유지해왔지만, 고용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직접일자리 조기 집행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새해 첫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2023년 재정 신속집행 계획을 의결했다. 정부는 올해 연간 일자리 예산의 70%(10조4천억원) 이상을 상반기 안에 집행하고, 올해 창출하기로 한 직접일자리 104만4천개 중 94만개(90%)도 모집·채용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상반기에 조기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정부는 올해 직접일자리 합동지침을 지난해 12월 신속 배포하는 등 사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직접일자리 축소’를 주요 과제로 내밀었던 정부가 일자리 예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어두운 올해 고용 전망이 있다. 정부는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고용 상황이 악화하는 데다, 물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라 재정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만 해도 전임 정부의 재정 중심 경제운용을 강하게 비판하며 직접일자리 축소로 방향을 잡았으나, 고용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직접일자리 역할의 중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8월만 해도 “내년(2023년) 일자리 지원 예산은 직접일자리 등 정부 직접지원은 축소하고, 민간일자리 연계는 확대하는 방향으로 내실화 하겠다”는 태도였다. 실제로 정부는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6만개 이상 줄이는 등 직접일자리 규모를 지난해보다 4만7천개 줄이는 내용의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미 지난해 6월에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전망을 정부 스스로 내놓고도, 직접일자리 사업을 저소득층 노인 중심으로 줄이는 계획을 내놨던 것이다. 결국 직접일자리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일자리 사업을 축소할 수 없다’는 국회 지적을 받아 지난해 대비 1만4천개 늘리는 쪽으로 최종 결론난 바 있다.

정부는 전체 중앙재정·지방재정·지방교육재정 가운데 482조5천억원도 신속 집행하기로 했다. 중앙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은 상반기에 각각 65%를, 지방재정은 60.5%를 집행하는 것이 목표다. 신속집행 관리대상이 아닌 사업도 적극적으로 집행을 관리해 올해 총지출 638조7천억원 중 60% 이상을 상반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최근 연간 100조원 수준으로 급증한 국고보조금이 부정 수급되지 않도록 보조금 관리체계도 전면 개편하고, 회계 감사 확대 등을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금은 정산보고서 검증 및 회계 감사 대상이 각각 3억원, 10억원 이상인데 이를 1억원, 3억원 이상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공적 목표가 아닌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보조금(국고보조금)을 취하는 행태가 있다면 묵과할 수 없다”며 시민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 체계의 전면 재정비를 지시한 바 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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