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올해부터 바뀐다…소비기한 도입·주류 열량 표시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이제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멀쩡한 음식을 버리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계묘년'부터 유통기한이 폐지되고 '소비기한'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소주와 맥주 등 주류 제품에 칼로리 표시도 확대된다. 오는 11월부터는 일회용품 사용금지에 대한 법적 효력도 발휘될 예정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사진=임현지 기자

◆ 유통기한 안녕…이제 '소비기한'

올해부터 식품에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표시제'가 시행된다. 1985년 유통기한이 도입된 이후 38년 만의 변화다. 유통기한은 '판매해도 되는 최종시한'임에도 그동안 '섭취가 가능한 기한'으로 오해를 받아왔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량 낭비 감소, 소비자 정보 제공 강화 등을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소비기한 표시제를 추진, 지난 1일부터 도입하게 됐다. 업체 준비와 재고 소진 기간을 고려해 1년간은 계도기간으로 두고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표시를 모두 허용한다.

식약처가 자체 실험을 통해 제공한 소비기한 참고 값을 보면 가공두부는 유통기한 7일~40일에서 소비기한 8일~64일로 늘어난다. 김치는 유통기한 30일에서 소비기한 35일로, 햄은 30~45일에서 40~61일로 섭취 가능 기간이 늘어난다. 단, 우유는 오픈형 냉장고에서 냉장이 철저히 지켜지지 않으면 변질되기 쉬워 2031년까지 적용이 제외된다.

대형마트 주류 코너. 사진=임현지 기자

◆ 소주·맥주 '칼로리' 알고 먹는다

그동안 일부 기업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해왔던 주류 열량(칼로리) 표시가 더 많은 제품으로 확대된다. 주류는 다른 식품과 달리 제품 표면에 열량 등 영양 정보가 표시돼 있지 않아, 소비자가 건강관리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지난해 8월 식약처와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류협회 등은 주류 제품 주류 용량 옆에 칼로리(kcal)를 함께 기재하는 내용을 골자로 업무협약을 진행했다.

식약처는 연매출액 120억원 이상의 업체가 자율협약에 참여하면 시장 70%가 넘는 주류에 열량이 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와 참이슬 제품에 칼로리 등 영양정보를 붙여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신제품 '새로'에 영양성분을 표시하고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소주 1병(360ml)의 평균 칼로리는 408kcal, 맥주 1병(500ml)은 236kcal에 이른다. 소주 2병을 마시면 하루 영양성분 기준 섭취량(2000kcal)의 절반 가까이 채우는 셈이다. 라면 1개의 칼로리가 500kcal 안팎이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사진=임현지 기자

◆ 편의점·음식점 '일회용품' 못 쓴다

편의점이나 카페, 식당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도 올해 11월부터 적용된다. 이때부터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는 비닐봉투를 유상으로도 판매할 수 없고, 카페와 식당에서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편의점 업계는 다회용 쇼핑백과 종량제봉투, 종이봉투 도입·판매에 나섰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2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일회용품 사용 금지 개정안을 발표했으며, 소비자 혼선 방지 및 제도 안착을 위해 1년간의 계도기간을 뒀다. 이에 계도기간이 끝나는 오는 11월 이후부터는 편의점이나 식당 등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할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선화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참여형 계도라는 새로운 시도가 일회용품 사용에 관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전환하고, 실제 감량 성과를 거두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민 불편은 줄이면서 일회용품을 실효적으로 감량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지속적으로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