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요금 인하’ 불붙는다… 2만원대 요금제 나오고 토스도 진출

변지희 기자 2023. 1. 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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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엠모바일, 2만6900원 5G 요금제 출시
비바리퍼블리카 이달 ‘토스모바일’ 론칭
“핵심 고객층 MZ세대 사로잡을 전략 필요”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매장 모습. /뉴스1

통신 3사의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와 비교해 가격이 절반 수준인 알뜰폰 중간요금제가 출시됐다. 조만간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유명한 핀테크 업체 비바리퍼블리카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다. 구체적인 요금제는 나오지 않았지만 데이터를 덜 쓰면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통신 시장의 ‘메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 벽두부터 알뜰폰 요금 인하 경쟁이 불붙은 셈이다.

4일 KT엠모바일은 월 2만원대 5G 중간요금제 두 종류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알뜰폰 업체들은 데이터 10GB 이하의 저용량 또는 100GB 이상 고용량 상품 위주로 요금제를 운영해왔는데, 이번에 KT엠모바일이 내놓은 요금제는 매달 데이터 20GB를 제공한다. 음성·문자 무제한인 ‘5G 통화 맘껏 20GB’와 음성 200분·문자 100건을 쓸 수 있는 ‘5G 데이터 충분 20GB/200분’ 두 가지 요금제 모두 가격은 2만6900원이다.

알뜰폰 업체들은 통신 3사를 통해 요금제를 도매가격으로 공급받아 재판매하는 구조로 사업을 하다 보니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통신 3사가 24~30GB, 5만9000~6만1000원대의 중간요금제를 내놓자 KT엠모바일도 10종에 달하는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도 통신 3사가 제공하는 5G 요금제 대비 가격이 낮아 인기다. 예컨대 KT엠모바일의 ‘5G 모두다 맘껏 10GB+’ 요금제는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하는데, 같은 양의 데이터를 주는 KT의 ‘5G 슬림’보다 2만원 이상 싸다.

KT엠모바일에 따르면 지난해 이처럼 5G 요금제를 다양하게 출시한 이후 5G 가입자는 5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 4분기 5G 가입자는 최근 2년 5G 가입자의 49%에 달하며,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한 세대) 비중은 52%로 절반이 넘는다.

이달에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알뜰폰 서비스 ‘토스모바일’을 내놓는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7월 말 중소 알뜰폰 업체인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하며 알뜰폰 시장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앞서 토스는 5600명의 이용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알뜰폰 요금제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월 2만원에 5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출시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당시 토스는 “해당 요금제 출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요금제 가격과 데이터 속도, 데이터량 등을 종합해 소비자가 어떤 부분에 가장 반응하는지 파악하기 위한 조사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제를 출시하며 출혈 경쟁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토스가 조사했던 요금제 선항목을 살펴보면 ▲월 2만원(5GB) ▲월 2만5000원(10GB) ▲월 3만원(25GB) ▲월 3만5000원(50GB) ▲월 4만5000원(100GB) ▲월 6만9000원(무제한) 등이어서 통신 3사의 중간요금제는 물론 다른 알뜰폰 업체들보다도 경쟁력있는 요금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 토스는 이용자가 가입한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기본 데이터 용량보다 적게 데이터를 사용하면 요금 일부를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혜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가격 인하 효과가 생기는 셈이다. 또 토스페이로 요금을 결제할 때 추가 할인을 해주는 혜택도 검토 중이다.

소비자리서치 전문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14세 이상 휴대전화 이용자 3만5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알뜰폰 이용자 평균 만족률은 62%로 같은 기간 통신 3사 만족도는 54%보다 8%포인트 높게 집계됐다. 알뜰폰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저렴한 요금’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알뜰폰의 요금 항목 만족률은 65%로 통신 3사(36%)의 1.8배로 집계됐다. 이용자 연령별 구성비율에서는 20~30대 비율이 2018년 33%에서 지난해 49%로 올랐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MZ세대가 핵심 고객층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20~30대 알뜰폰 고객은 부모님 휴대폰까지 알뜰폰으로 바꾸게 할 정도로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계층이다”라며 “자급제폰으로 알뜰폰에 가입하는 조합이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과도 맞아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KB 리브모바일에 이어 토스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해 또 한번의 격변이 예상된다”며 “수요의 중심인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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