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새해 美 경제, 서민보다 부유층 타격 큰 ‘리치세션’ 덮칠 것”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골드만삭스의 뉴욕 사무실 앞 거리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올해 경기후퇴가 일어나면 부유층이 서민보다 더 큰 타격을 입는, 이른바 ‘리치세션’(richcession)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리치세션은 부유층(Rich)과 경기후퇴(recession)의 합성어로, 불황 때는 통상 서민들이 부자들보다 더 큰 고통을 겪지만, 이번에는 저임금 일자리가 넘치는 반면 고소득 일자리 중심의 감원과 주가 급락으로 부유층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보도했다.

서민층, 특히 빈곤층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히려 소득이 다소 늘었다. 심각한 구인난에 임금이 상승했고, 미국 정부도 막대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미국 내 소득 하위 20% 가구의 순자산은 2019년 말보다 42% 급증했으며 2021년 말과 비교해도 17% 늘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집계한 하위 25% 노동자의 12개월 이동평균 임금 상승률도 지난해 11월 기준 7.4%에 달했는데, 이는 저임금·중간수준 임금 노동자들을 주로 고용하는 업계의 구인난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해 3분기 소득 상위 20% 가구의 순자산은 코로나19 대유행 전보다는 22% 늘어났지만, 지난해 주가 하락 영향으로 2021년 말보다는 7.1% 줄었다.

상위 25% 노동자의 12개월 이동평균 임금 상승률도 4.8%에 그쳤다. 이는 경기침체를 대비한 기업들의 감원도 빅테크(거대 IT기업), 특히 고소득 노동자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감원을 발표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의 경우 근로자 연봉 중간값은 2021년 기준 29만5785달러(약 3억7600만원)이며, 트위터 직원의 연봉도 평균 23만2626달러(약 2억9500만원)에 달했다. 아마존도 인원을 줄였는데 감원 대상자 대부분은 비교적 높은 보수를 받는 사무직이었다.

IT인력들은 해고된 이후 상대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쉽다고 하지만, 실업 기간 소득이 없을 뿐더러 이전 직장만큼의 대우를 받으리란 보장도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