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상장 철회…IPO 잔혹사 올해도 이어지나
작년부터 현대엔지니어링·SK쉴더스 등 상장포기
IPO 시장 얼어붙으며 IPO대어 잇따라 절차 중단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컬리가 결국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부터 IPO 시장이 얼어붙음에 따라 상장 절차를 중단하는 기업이 올해까지 잇따를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첫 대어 ‘컬리’ 투심 위축에 결국 상장 포기
4일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코스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22일 컬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컬리는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라 상장 예비 심사 통과 후 6개월 이내인 오는 2월22일 전에 공모 절차를 마무리해야 했다. 6개월이 지나면 상장 예비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다만 규정상 기업이 코스피 시장의 상황 급변 등 불가피한 사유로 제출 기한의 연장을 요청하면 거래소가 판단해 이를 승인해 6개월의 제출 기한 연장을 해줄 수는 있다.
최근 시장 부진이 이어지며 컬리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때 컬리는 기업가치가 5조~6조원대까지 추정됐으나 최근 비상장 시장에서 1조원 내외 수준으로 몸값이 떨어졌다. 그간 투자은행 업계에서 컬리의 상장 철회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프리 IPO유치 당시에 인정받은 기업가치였던 4조원보다 기업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상장 철회에 대한 가능성이 계속해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컬리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2020년 1163억원, 2021년 2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기업의 코스피 상장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한국거래소가 상장 규정을 완화하면서 유니콘 특례 상장이 가능해졌다. 쿠팡이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 주식시장을 선택하자 거래소는 ‘K-유니콘 상장 활성화 방안’을 추진했다.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적자 기업이더라도 상장할 수 있도록 코스피 시장에도 특례 요건을 도입한 바 있다.
IPO 시장은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과 증시 부진에 따라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대주로 여겨졌던 IPO 대어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밀리의서재 등 총 13개 기업이 줄줄이 상장을 취소했다. 이들 기업은 기대했던 수준의 몸값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자 상장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IPO를 추진했던 기업들이 시기를 조정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한국조선해양도 지난 3일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올해 IPO 대어로 예상됐던 컬리가 상장을 취소함에 따라 IPO 시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공모를 철회한 기업 중 일부가 1분기에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어급 IPO 기업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도 IPO를 추진하다 철회하는 기업들의 현상은 반복될 것”이라며 “아직 각종 우려하는 변수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IPO 시장에서는 옥석 가리기가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컬리의 경우에는 예상된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본다”며 “올해도 1분기까지는 수급 상황에 따라 IPO 시장에서 옥석가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어 그룹(비교 대상이 되는 기업들) 대비 기업 규모가 큰 기업에 IPO 투자가 쉽게 몰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금리 인상 기조가 올해 1분기 내 마무리된다고 하면 하반기부터는 시장 상황이 좀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sy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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