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알아서 충전, 집안일은 스마트폰으로...AI가 만드는 ‘스마트도시’의 일상[CES 2023]
# 인공지능(AI)이 도로 형태·신호·표지판·차량 정보 등을 기반으로 운전 시뮬레이션을 한 뒤,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구간들을 파악해 도움을 준다. 지하에선 작은 로봇들이 상수도관 속을 다니며 물이 새는 곳들을 찾아내 알려온다. 아파트 주차장에는 로봇이 돌아다니며 전기차를 충전하고, 집 안에서는 모든 전자기기가 연결돼 스마트폰 하나로 조작한다.
먼 미래 모습들이 아니다. 이미 개발이 완료됐거나 곧 출시를 앞둔 제품·서비스로, 조만간 우리 주위에서 만나게 될 ‘스마트도시’의 일상이 될 것이다.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23에서 이 같은 내용의 스마트도시 관련 서비스가 대거 소개된다.
삼성전자는 전시회 이틀 전인 3일 CES에 소개할 제품과 서비스를 미리 엿볼 수 있도록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호텔에서 국내 언론 등을 대상으로 ‘퍼스트룩’ 행사를 열었다. 이날 TV·냉장고 등 가전 신제품이 공개됐지만, 행사장은 이들 제품으로 스마트홈을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방점이 찍혔다. 이날 직원이 냉장고 등의 전원을 켜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싱스’가 새 기기를 인식해 스마트홈 시스템에 추가했다. 예전과 달리 별다른 조작 없이도 기기가 자동으로 연결됐다.
스마트싱스는 삼성뿐 아니라 글로벌 300여 브랜드의 기기를 연결해 제어할 수 있다. 집 안에 설치된 누수 감지·연기 감지 센서는 침수나 화재 상황을 알려준다. 함께 사는 고양이가 집 밖으로 나가면 반려묘에 부착된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현재 위치를 알려 찾는 걸 돕는다. 삼성전자는 “쉬운 연결, 편리한 기기 제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으로 진정한 ‘캄테크(조용한 기술)’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완벽한 스마트홈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모든 기기가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500여개 업체들은 스마트홈 연동 표준인 ‘매터(Matter)’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매터는 사물인터넷·가전기기 등이 구글 홈, 아마존 알렉사, 애플 홈키트, 삼성 스마트싱스 등 여러 플랫폼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연결 표준으로, 이를 지원하는 제품이 이번 CES에 다수 등장한다. 삼성전자, LG전자, 일렉트로룩스, 트레인 등 13개 가전·공조업체들은 이와 별개로 기기들의 연결 관련 연합체인 HCA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매터 표준 작업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비해 우선 서로의 앱으로 상대의 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도록 앱 연동 작업부터 벌이고 있다.
CES에서는 AI와 로봇 등을 활용한 다양한 도시관리 서비스가 선보인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전문 기업인 이스라엘의 코그나타는 ‘4D 도시계획’이라는 서비스를 들고나온다. 거미줄처럼 얽힌 도심의 도로를 그대로 가상공간에 옮긴 ‘디지털트윈’에서 AI가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하고, 사고율이 높은 지역과 원인 등을 분석해 개선점을 찾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프랑스 기업 ACWA로보틱스는 ‘클린워터 패스파인더’라는 로봇을 전시한다. 뱀과 비슷한 형태의 이 로봇은 도시 내 상수도 파이프를 다니면서 미세한 균열과 부식 정도, 수압 등을 파악한다. 낡은 상수도관 파열로 단수가 되는 등의 사고를 방지하고 물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에서 독립한 에바는 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로봇인 ‘파키’를 소개한다. 주차장에 전기충전기가 없어도 이 로봇을 통해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차가 주차구역 옆에 설치된 ‘도크(연결단자)’에 전기차 충전기를 꽂아놓으면 파키가 돌아다니며 도크에 접속해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시간당 15㎾를 충전할 수 있고 자율주행 기능이 있어 차량이나 사람이 지나가면 정지하거나 피해간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코그나타, ACWA로보틱스, 에바가 내놓은 이들 제품에 스마트도시 부문 혁신상을 수여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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