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건설경기 '먹구름'… 건설사 전략은 '리스크 최소화'

최지혜 2023. 1. 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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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유동성위기·경기침체 삼중고
"선제적 리스크 관리, 대응방안 준비"

건설업계가 올해 어려운 경영 환경을 진단하고 리스크 대응과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을 주요 전략으로 꼽았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올해 대형 건설사들이 경영전략을 '리스크 최소화'와 '지속가능 성장'으로 잡았다. 건설업계 경기가 어두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올해 가중하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고금리의 영향으로 분양사업을 포함한 주택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위기까지 겹쳤다. 이에 더해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거시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신규 건설현장 수주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건설사들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면서 리스크 대응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으로 △기반사업 강화 △지속가능한 기업 인프라 구축 △신사업의 안정화·집중 등을 제시했다.

임 부회장은 "갈수록 불안감을 더해가는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위험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다양한 대응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환경이 빠르게 바뀌더라도 미리 준비를 갖추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예상되는 사업리스크를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선 기반사업인 주택사업의 내실을 다진다. 시장 변화에 맞춰 미분양과 미입주 리스크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현장의 손익관리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 안정성을 강화한다. 신사업도 안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핵심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확대해 나가면서 추진중이던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경영방침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 문화 △인류의 꿈과 상상력 실현으로 선정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이날 심화하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문화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내부적으로 근무환경을 효율화하면서도 성과를 창출하는 임직원에게는 보상을 아끼지 않겠다는 인사 방침을 밝혔다.

윤 대표이사는 "올해 경제 불안의 한파와 경제대국간의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며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비효율을 제거하고 투명성과 윤리의식에 기반한 체질 개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올해 추가 금리인상과 부동산 PF 경색으로 국내 건설 발주가 감소할 전망이다.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이선화 기자

롯데건설 역시 '미래 성장 역량 확보와 내실 경영'을 올해의 전략으로 꼽았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변화하는 대외환경에 상시 대응할 수 있는 내실 있는 경영 관리 체계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미래 성장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미래 성장 역량 확보를 주문했다.

롯데건설은 이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하고 현재 운영 중인 사업을 통한 고정수익 창출과 우량자산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업의 설계·조달·시공 단계에 있는 기술 연계사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기술 상품 개발에 지속 매진한다. 아울러 최근 확대하고 있는 바이오, 수소, 모빌리티, UAM 등 그룹 신성장 사업과 연계한 사업도 적극적으로 이어간다.

아파트 공급량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우건설 역시 올해 부동산 시장 위기를 진단하고 준비태세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올해 시장의 분위기는 제2의 리먼 사태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어려운 사업 환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건설은 올해 경영의 핵심으로 △ 자금시장 경색 리스크를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는 유동성 리스크 관리 △회사가 추진해 온 리스크 관리 역량을 활용한 양질의 해외사업 수주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새로운 50년을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 준비 철저 등을 제시했다.

한편 건설업계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상승한 원자재 비용이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더해 추가적인 금리상승에 따른 건설업체들의 금융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수주 전망도 부정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 대비 7.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부문에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가, 민간부문에선 정부 공사 발주 감소와 금리 상승이 수주 감소의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혜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건설동향브리핑을 통해 올해 건설기업 3대 경영 이슈로 '자금조달·유동성 관리', '건설현장 안전관리',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꼽았다. 이 연구원은 "PF 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건설기업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고금리와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자금조달 비용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원자잿값 폭등과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기업이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증가했다"며 "종합적으로, 건설기업 수익성은 하락하는 반면 자금조달 비용과 생산 비용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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