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휩쓸고 국내 상륙한 XBB.1.5 변이...‘릴레이 유행’ 현실화되나

이병철 기자 2023. 1. 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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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회피 능력이 강한 XBB.1.5 변이가 미국에서 검출률 40%를 넘어서며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호 컬럼비아대 박사는 "XBB와 XBB.1의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에 대한 백신과 항체치료제 등의 효과를 실험한 결과 XBB.1이 완치자와 백신 접종자 항체에 저항하는 능력이 BA.2보다 63배, BA.4와 BA.5보다 49배나 강했다"며 "XBB.1.5의 면역 회피 능력도 XBB.1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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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근 XBB.1.5 변이 검출률 40% 넘어서
국내에도 지난달 상륙… 여러 변이 번갈아 유행하는 ‘릴레이 유행’ 우려
21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나일스의 코로나 검진 센터. XBB의 하위 변이인 XBB.1.5는 이 기간 검출률이 매주 2배씩 늘며 최근 40%를 넘어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AP연합뉴스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한 XBB.1.5 변이가 미국에서 검출률 40%를 넘어서며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에서도 XBB.1.5 변이가 발견되면서 ‘BN.1′ ‘BA.5′ ‘BF.7′ 등 여러 변이가 번갈아가며 유행하는 ‘릴레이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XBB.1.5변이의 검출률은 지난 4주 동안 매주 2배씩 증가했다. 지난달 미국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 중 XBB.1.5에 의한 감염이 4% 수준에서 40%로 10배 가량 높아졌고, 미국 동북부 지역에서는 XBB.1.5의 검출률이 75%를 넘어섰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XBB.1.5가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로 강력한 면역회피 능력을 꼽는다. 파비트라 로이초두리 미국 워싱턴대 의대 바이러스 연구소 소장은 “지난 몇 달 동안 XBB.1.5 만큼 빠르게 확산하는 변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XBB.1.5의 상위 변이인 XBB는 켄타우로스 변이로 불린 BA.2.75와 BJ.1의 재조합으로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하나씩 바뀌며 나타나는 변이와 달리 재조합으로 만들어지는 변이는 여러 단백질이 동시에 바뀌는 게 특징이다. 항원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구조 변화도 많은 편인 만큼 강력한 면역 회피능력을 갖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XBB 변이는 지난해 10~11월 서남아시아로 확산돼 유행을 주도했다”며 “특히 전파 속도가 빠르고, 항체치료제인 이부실드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XBB.1.5 변이는 XBB가 가진 3개의 특징적인 변이뿐 아니라 스파이크 단백질의 486번째 아미노산에 변이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이 부위의 단백질 변이에 의해 인체 세포와 더 단단히 결합할 수 있게 돼 강한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될 때 숙주 세포와 결합하는 기능을 해 감염력과 전파력에 큰 영향을 준다.

데이비드 호 컬럼비아대 박사는 “XBB와 XBB.1의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에 대한 백신과 항체치료제 등의 효과를 실험한 결과 XBB.1이 완치자와 백신 접종자 항체에 저항하는 능력이 BA.2보다 63배, BA.4와 BA.5보다 49배나 강했다”며 “XBB.1.5의 면역 회피 능력도 XBB.1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XBB.1.5 변이는 백신을 무력화할 정도로 강한 면역 회피를 통해 빠르게 환산하고 있지만, 아직 치명률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XBB.1.5를 비롯해 여러 변이가 백신을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증 예방 효과를 고려하면 고위험군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치명률을 낮추는 데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XBB.1.5 변이는 최근 국내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국내에서도 지난달 8일 XBB.1.5 변이가 처음 확인 됐으며, 총 13건의 검출 사례가 있었다”며 “이중 국내 발생이 6건, 해외 유입이 7건”이라고 밝혔다.

김우주 교수는 “한국에서는 또 다른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N.1이 최근 검출률 30%를 넘어섰고, 기존의 우세종이었던 BA.5는 감소하는 추세”라며 “여기에 최근에 발견된 XBB.1.5와 중국발 BF.7 변이 등 동시에 여러 변이가 검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가 최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폐지하고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서 지역별로 다양한 변이가 번갈아가며 유행하는 ‘릴레이 유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교수는 “2020~2021년만 해도 국가 사이의 이동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만큼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 주기가 짧아질 것”이라며 “이로 인해 릴레이 유행이 일어날 수 있고, 지역별로 서로 다른 유행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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