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던 멜로도 만든다…김은숙 작가 '더 글로리'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김은숙 작가의 첫 장르물이다. 사랑보단 복수에 온 힘을 쏟는 작품인데도, 흥미로운 캐릭터와 관계 설정 덕분에 시청자의 '상상 멜로'까지 펼쳐지고 있다.
'더 글로리'의 멜로에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커플은 송혜교가 연기하는 주인공 문동은과 배우 정성일이 맡은 하도영 캐릭터다. 문동은은 학창 시절 박연진(임지연)에게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한 인물이고, 하도영은 박연진의 현재 남편이다. 두 사람은 이뤄질 수 없는 인물. 극 중 문동은의계획 하에 하도영과 인연을 맺게 되지만, 두 인물의 멜로 무드는 직접적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청자는 문동은과 하도영,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사연과 매력에 푹 빠져 금단의 멜로를 응원하고 있다.
장르물을 선호하는 시청자는 갑작스럽게 끼어드는 멜로 구도를 반기지 않는다. 메마를 정도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제외한 장르물이 자주 명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만큼, 장르물에 멜로를 녹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라면 가능하다. 심지어 최대한 담백하게 표현한다 해도, 어쩔 수 없는 멜로의 매력이 풍겨나온다. 모든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 시청자의 사랑을 받게 하고, 각 인물 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설정해 최대한 몰입하게 만든 덕이다. 복수라는 처절한 소재의 곁가지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걸쳐놓아도 충분히 잘 어우러지는 '더 글로리'를 그려냈다. 그러나 정작 김은숙 작가는 멜로는 최대한 배제하며 대본을 써나갔다. 찾아보기 힘들어 시청자는 더 애가 타는 김은숙 작가표멜로 장르물인 셈이다.
김은숙 작가는 "주여정과문동은이 등장하는 장면을 쓰기 힘들었다. 초고를 내놓으니 감독님이 '장르물 아니었나. 장르가 로코 멜로인가'라고 하더라.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작업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을 붙여놓으니 너무 예쁜 거다. 많이 갔다가 적당한 거리로 돌아오는 작업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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