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순천시 현수막 정비 놓고 지역정가 '설왕설래'

장덕종 2023. 1. 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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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이 새해를 맞아 순천 도심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정비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정가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정치인들까지 가세해 너무 많은 현수막이 내걸려 있어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현수막 정비를 시장님이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정당 명의로 게시한 현수막은 철거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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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현수막 걸리는 시점에 노관규 순천시장 직접 지시
정치권 "정당 현수막 손대면 불법"…순천시 "분위기 일신 차원"
순천 도심에 걸린 경전선 도심 통과 반대 현수막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순천=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이 새해를 맞아 순천 도심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정비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정가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대거 내걸리는 시점에 무소속 시장의 직접 지시로 나온 것이어서 이에 대한 정치적 해석도 나온다.

4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단속반을 꾸려 설 명절까지 불법 현수막을 철거할 방침이다.

노 시장의 철거 지시에 따른 조치다.

노 시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순천시와 관련된 게 아닌 현수막이 너무 많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철거 대상은 시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인·단체 명의로 게시하거나 지정 구역이 아닌 곳, 경관·공중 위해 구역에 설치한 현수막이다.

특히 지난 6개월 동안 도심을 뒤덮고 있는 경전선 순천 도심 우회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수막 철거 시점이 정치권의 현수막이 내걸리는 시점과 미묘하게 맞물린다는 시각이 있다.

그동안 경전선 관련 현수막에 손을 놓고 있다가 정치인들이 명절을 앞두고 홍보 현수막을 내거는 시점에 철거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노 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소병철(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의원과의 해묵은 갈등도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노 시장과 소 의원은 검찰 선후배로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소병철)과 무소속(노관규) 후보로 경쟁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 민주당 순천시장 공천 과정에서는 지역위원장(소병철)과 공천 탈락자(노관규) 관계로 갈등을 겪었다.

노 시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후 갈등을 털고 협력하자고 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갈등과 경쟁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지역정치권의 시각이다.

최근 정부 예산 확보 과정에서는 소 의원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노 시장이 아쉬운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노 시장은 전날 간담회에서도 국가하천 조성 사업, 국립민속박물관 지방분관 유치 사업 관련 국비를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해 "중앙 정치 힘이 부족하다", "중앙 정치권이 힘을 키워야 한다"며 소 의원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 때문에 노 시장의 현수막 철거 방침이 소 의원과 '소 의원계' 지역 정치인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소병철 의원실 핵심 관계자는 "뜬금없이 현수막을 철거하겠다고 하는데, 정치인의 현수막은 법에 따라 정당하게 게시한 것"이라면서 "정치인의 현수막에 손을 대는 것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정당 명의의 현수막은 게시가 가능하다.

순천시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정치인들까지 가세해 너무 많은 현수막이 내걸려 있어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현수막 정비를 시장님이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정당 명의로 게시한 현수막은 철거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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