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버린 창비…장강명 원고 수정 요구, 홍보 축소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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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가 자신의 산문집을 출간하려던 미디어창비(창비 자회사)로부터 신경숙 작가의 표절을 두둔했던 창비를 비판한 본문을 수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거부했고, 출간 직전인 지난해 10월 '창비의 공식 홍보채널에서 이 책을 소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해 듣고 결국 계약을 해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디어창비에서 장 작가의 책을 담당했던 편집자(당시 차장) 이지은씨는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신경숙 표절 사건'이 있을 당시 저는 외부에 있었고, 이 사건이 창비 내부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본문 수정 요청 과정부터)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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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 거절하자 ‘공식 홍보채널 패싱’ 의혹도
장 작가 “열 받아서 계약 해지”…편집자도 반발 뜻 퇴사
장강명 작가가 자신의 산문집을 출간하려던 미디어창비(창비 자회사)로부터 신경숙 작가의 표절을 두둔했던 창비를 비판한 본문을 수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거부했고, 출간 직전인 지난해 10월 ‘창비의 공식 홍보채널에서 이 책을 소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해 듣고 결국 계약을 해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디어창비에서 장 작가의 책을 담당했던 편집자(당시 차장) 이지은씨는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신경숙 표절 사건’이 있을 당시 저는 외부에 있었고, 이 사건이 창비 내부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본문 수정 요청 과정부터)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에 반발해 퇴사했고 새로 차린 출판사(‘유유히’)에서 해당 산문집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을 다음달 출간할 예정이다. 앞서 장 작가는 지난 2일 공개된 북토크 팟캐스트(‘YG와 JYP의 책걸상’)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며 본문 수정 요청 사실 등 지난해 말 예정했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출간이 늦어진 경위를 밝힌 바 있다.
문제 된 대목은 “(2015년) 신경숙의 표절을 창비가 궤변으로 옹호하며 표절 기준을 무너뜨리려 한 것에 대해 한국작가회의는 끝내 아무 논평도 내지 않았다”이다. 장 작가가 지난해 웹진 <채널예스>(6월호)에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칼럼을 앞서 연재하며 이미 기술한 대목 그대로다. 출판사는 “궤변을”을 ‘나름의 논리로’로 고치고, ‘(이는 창비의 입장과 다르다는 것을 밝혀둔다)’는 내용을 부연하자고 했다. 장 작가는 “신경숙 작가의 표절이 아니고, 장강명 작가의 주관일 뿐이며 창비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걸 넣어달라는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표절이 맞다’고, 이 문장이 싫으면 출간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작가의 수정 거부에 따라 책은 원문대로 출간이 진행 중이었으나, 지난해 9월 말 ‘창비 공식 홍보채널에 해당 신간을 소개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담당 편집자와 작가가 알게 되면서 출판계약 후 1년가량의 공조는 파국을 맞았다. 이씨는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책 마감을 앞두고 ‘창비 이름으로 된 플랫폼에 장강명 책을 홍보하지 말라’는 마케팅부장의 지시가 있었다. (…) 미디어창비의 하반기 매출이 달려 있는 한 권의 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홍보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였”다고 밝혔다. 이씨를 통해 이를 알게 된 장 작가는 “회사가 편집자와 작가를 속인 건데, 열 받아서 창비(로부터) 사과받고 ‘이 원고 창비에서 못 내겠다’고 했다. 나보다 편집자가 더 마음의 상처가 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동희 미디어창비 출판본부장은 “(표절 관련해) 출판사와 생각이 달라 작가와 얘기했지만 진행하기로 했고, 출간 임박한 시점에 마케팅을 최종 점검하고 다듬는데, 이 과정에서 퇴사한 편집자가 자신의 생각과 다른 방식을 ‘홍보 배제’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창비의 공식 홍보채널(‘스위치’)도 연재 형식을 띠는데, 장 작가의 글은 이미 <채널예스>에 연재된 글이라는 점을 고려해 다른 채널에서의 홍보를 강화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윤 본부장은 “‘세심히 살피지 못하고 이런 상황을 만든 게 분명한 잘못’이라고 작가에게 사과를 했고, 이의제기 없이 작가의 계약해지 요청에 따랐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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