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새해 첫 투자처는 ‘로봇’…무인공장 도입 가속화?

허인회 기자 2023. 1. 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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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했던 삼성전자의 투자가 1년여 만에 재개됐다.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에 대해 앙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가시적인 실적 기여는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 개발능력이 높아 삼성에서 요구하는 스펙에 맞추어 로봇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거래는 로봇사업부가 속한 삼성전자 DX본부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나, DX본부 외의 사업부문과 기타 계열사와의 협력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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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로보틱스에 589억원 지분투자…로봇회사로는 처음
한종희 “로봇, 신사업으로 추진”…공장 자동화 사업 본격 궤도?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가 열린 지난해 1월4일(현지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삼성전자 부스에 '삼성 봇 아이(Samsung Bot i)'가 공개되고 있다. ⓒ 연합뉴스

잠잠했던 삼성전자의 투자가 1년여 만에 재개됐다. 협동로봇 제조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89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검토에 들어간 무인공장 도입 계획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가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지난 2일 종가 기준 3만2600원이었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4일 오후 2시 기준 4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27% 오른데 이어 4일에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틀 새 주가 상승률만 30%가 넘는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코스닥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데는 삼성전자의 지분 투자가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3일 58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증자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3%를 보유한다.

이번 삼성전자의 지분 투자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1년여 만에 재개된 지분 투자라는 점, 게다가 그 분야가 로봇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해왔다. 그마저도 2021년 7월을 끝으로 별다른 투자가 없었다. 그러다 새해 들어 지분 투자를 재개한 것이다.

로봇 사업에 대한 삼성전자의 투자는 수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2021년 말 로봇사업화 TF(태스크포스) 팀을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킨 데 이어 팀원도 100명 이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도 석박사급 인재를 대거 유치하는데 노력했다.

대외적으로도 로봇 사업 영역 확대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메타버스와 로봇 등 신사업 발굴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대하겠다"며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리서치 내 로봇센터를 설립해 핵심기술 확보를 진행 중이며, 머지않은 미래에 도래할 가정 내 '1인 1로봇'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에 대해 앙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가시적인 실적 기여는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 개발능력이 높아 삼성에서 요구하는 스펙에 맞추어 로봇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거래는 로봇사업부가 속한 삼성전자 DX본부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나, DX본부 외의 사업부문과 기타 계열사와의 협력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RB 시리즈' ⓒ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2030년 무인공장 도입 본궤도 오르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검토에 들어간 무인공장 추진이 본격 궤도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2030년 글로벌 생산기지에 생산 공정을 100% 자동화 기계로 가동하는 무인공장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제품이 협동로봇이라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최초로 인간형 로봇인 '휴보(Hubo)'를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준호 기계공학과 명예교수가 기술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에는 협동로봇 'RB 시리즈'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협동로봇은 사람의 팔과 같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산업용 로봇의 한 분류로 반복 작업이나 생산 설비에 도입할 수 있다. 향후 두 회사의 협력 확대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8억3624만 달러(약 1조655억원)에서 2025년에는 50억8849만 달러(약 6조4837억원)로 연평균 43.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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