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나문희 "관객 만날 때까진 열심히…굳어지기 싫어 틱톡 도전하기도"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나문희가 '영웅' 개봉 소감과 가족의 반응까지 진솔하게 밝혔다.
영화 '영웅'에서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연기한 나문희를 4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동명 창작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다.
나문희가 조마리아 역을 열연했다. 조마리아는 자식을 멀리 떠나보내 쓰린 마음을 숨긴 채 아들의 선택과 신념에 묵묵히 지지를 보내지만, 하얼빈역에서의 거사와 안중근이 여순 감옥에 투옥됐다는 소식을 듣고 뜬눈으로 밤을 지샌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 안중근에게 마지막이 될 편지를 써내려간다.
나문희는 사실 윤제균 감독의 출연 제의를 고사했었다며 "조마리아 여사에 누를 끼칠까봐. 아들을 희생시키려면 엄마의 힘이 필요한데 내가 못 할까봐 망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마리아 여사에게 무슨 큰 관심이 있었겠냐. 한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엄청났다. 어떻게 자식을 희생시킬 수 있나. 아직 공감이 안 간다"고 이야기했다.
'영웅'은 누적 관객 2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나문희는 "깜짝 놀랐다. '내가 아직도 이런 힘이 있나?' 생각했다. 인정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만족해하고는 "손주는 프로골퍼인데 혼자 가서 봤다더라. 할머니 나오는 장면에서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문질렀다고 했다. 자랑스러워하더라. 떡국을 끓여줬더니 '나문희가 끓여준 떡국'이라며 잘 먹더라"고 했다.
아들 안중근 역의 배우 정성화와의 모자 호흡은 어땠을까. 나문희는 "딸보다 어리지만 처음부터 아들 같았다. 아들 보내는 것 같았다"고 진심 어린 애정을 드러냈다.
노래 강습은 연주자인 딸에게 받았다. 나문희는 "호흡이 좋다고 했다. 악극할 땐 연습을 안 했는데 '영웅', '뜨거운 씽어즈' 땐 부지런히 강습을 받아 호흡을 많이 가지려 했다. 근데 호흡이 겉으로 나오는 건 싫더라"라고 이야기했다.
또 "라이브를 참 잘한 것 같다. 그런데 윤제균 감독은 자꾸 더 하라고 하면서 맨 처음 한 걸 쓰더라. 처음에 나오는 감정보다 더 좋은 건 없다.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슬프다"고 덧붙였다.
무려 60여 년간 연기 인생을 걷고 있는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잘했으면 좋겠다"고 바란 나문희는 "그래서 영화를 보는 편이다. 극장에선 어쩌다 한 번 보고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본다"며 "잘했다 생각 안 하고 욕심 내지 말고 내 거에서 잘 찾아서 하자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사는 날까지, 관객이나 시청자를 만날 때까지는 열심히 하려고 한다"면서 "틱톡도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준비한다. 아이들과 만나는 게 재밌더라. 하길 잘했단 생각 든다. 아직 돈도 한푼 못 받았지만 굳어지는 게 싫다"고 웃기도 했다.
젊은층 사이에선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호박고구마로 통한다며 "매일 고구마를 가져오더라"라고 전했다.
올 해 목표를 묻자 나문희는 "우선 건강했으면 좋겠다"며 "하는 일에 있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으면 한다. 나만 잘 하기를 바란다. 우리 영감은 잘 계신데 마음으로 날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한편 '영웅'은 지난달 21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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