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첫 노조 결성…‘무노조’ 깨고 단협 상대 인정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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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사업장에서 첫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수차례 금융위기에도 무노조 경영을 유지한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을 기점으로 노조 결성 움직임이 거세지며 노사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노조를 통해 직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마존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노조 저지 캠페인' 등을 벌이는 등 여전히 노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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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인수 위한 ‘친노조 행보’ 영향
빅테크 위기로 애플·아마존도 노조 결성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사업장에서 첫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수차례 금융위기에도 무노조 경영을 유지한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을 기점으로 노조 결성 움직임이 거세지며 노사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4일 미국 통신근로자노동조합(CWA)은 엠에스 비디오게임 부문 자회사 제니맥스(ZeniMax) 스튜디오 노동자 300명 중 과반이 노조 설립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엠에스 본사가 있는 미국 사업장에서 이 회사 소속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든 건 처음이다.
노조 결성은 제니맥스에서 게임 품질 테스트를 하는 직원들이 주도했다. 직원들은 엠에스가 제니맥스를 인수한 2021년 전부터 노조 설립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폴아웃과 엘더스크롤 등 인기 게임 시리즈로 잘 알려진 제니맥스는 엠에스에 81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됐다.
엠에스는 제니맥스 노조를 인정하기로 했다. 엠에스가 대형 게임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엠에스는 2021년 사내 성차별 문제가 불거져 노조 활동이 본격화한 블리자드를 지난해 초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뒤 여론을 의식해 노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해 6월 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연방거래위원회(FTC)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통신근로자노동조합과 체결한 노동 중립 협약도 노조 설립에 영향을 미쳤다. 협약에는 엠에스가 노조 가입 의사를 밝힌 직원들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금액만 687억달러(약 87조원)에 달하는 블리자드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엠에스의 노조 인정이 불가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엠에스의 이런 행보는 여전히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대비된다. 지난해 6월 메릴랜드주 토슨에 있는 애플스토어 매장에서 기기를 판매하는 노동자들이 회사 쪽의 무노조 경영 원칙을 깨고 노조를 결성한 바 있다. 지금은 미국 내 애플스토어 270여곳(약 6만5천여명) 중 20개 이상에서 노조 설립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애플은 “노조를 통해 직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마존도 노조 설립의 대세를 막지 못했다. 뉴욕주 스태튼아일랜드의 대형 물류창고 노동자 등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노조 설립을 추진했고, 투표에 참여한 4800여명 중 반수 이상이 노조 설립에 찬성표를 던졌다. 아마존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노조 저지 캠페인’ 등을 벌이는 등 여전히 노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계는 코로나19 일상회복 이후 빅테크 기업의 위기를 노조 결성 원인으로 본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빅테크 주가가 폭락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겹치며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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