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 대비하는 상장사들… 투자 계획 줄줄이 연기·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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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앞서 신규 투자를 발표한 상장사들이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해당 설비는 지난해 말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최근 한솔케미칼은 투자 종료일을 올해 2월 말로 정정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높은 강도로 긴축에 나서면서 세계 경기가 빠르게 위축됐다"며 "경제 환경이 바뀌면서 기업들도 기존 투자 계획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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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감소에 대응해 전략적으로 투자 늦추는 것”
올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앞서 신규 투자를 발표한 상장사들이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 사태 이후 만성화된 물류난 여파로 투자 집행이 예상보다 늦어진다는 이유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물가가 오르고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투자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솔케미칼은 지난 2021년 8월 열린 이사회에서 이차전지 소재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이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양산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신규 설비 구축을 위해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850억원이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해당 설비는 지난해 말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최근 한솔케미칼은 투자 종료일을 올해 2월 말로 정정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상황에서 물류 지연으로 공정 설비 중 일부의 입고가 지연된 탓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솔케미칼의 투자 계획 변경이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올해 전기차 수요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세계 1위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가 감산(減産)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까지 앞다퉈 투자에 나섰던 글로벌 배터리 업계도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전기차용 필름을 생산하는 삼영화학공업 역시 당초 지난해 말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증설 계획을 올해 4월 말로 연기했다. 삼영화학공업은 전기차와 수소차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해 전기차용 초박막 캐파시터필름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27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었다. 삼영화학공업은 철강 등 원자재 수급 문제로 주요 부품의 납품이 지연돼 투자 기간을 연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의 핵심 제품 증설 계획도 미뤄졌다. 의료용 라텍스 장갑 소재인 NB라텍스를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은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세웠던 투자 계획을 수정했다. 당초 2560억원을 투자해 올해 말까지 NB라텍스 1라인을 신설할 계획이었는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증설 시점을 2024년 4월로 연기했다.
코로나 사태 직후 금호석유화학 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라텍스 장갑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재 NB라텍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초과 수요가 지속된 덕분이다. 2021년 금호석유화학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NB라텍스 수요가 급감했고, 금호석유화학 실적도 악화됐다.
투자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공급 능력을 확대하면 제품 가격 하락은 물론 재고 관리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높은 강도로 긴축에 나서면서 세계 경기가 빠르게 위축됐다”며 “경제 환경이 바뀌면서 기업들도 기존 투자 계획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비용이 늘어나자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하는 사례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 25만6000L 규모의 4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그 규모를 24만L로 축소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생산설비 규모는 줄었지만 투자 금액은 기존 1조74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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