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 박항서vs신태용, 스즈키컵 결승행 놓고 맞대결

이석무 2023. 1. 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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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의 월드컵'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서 박항서 베트남 감독과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2022 AFF 미쓰비시컵 준결승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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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AFPBBNews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동남아의 월드컵’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서 박항서 베트남 감독과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2022 AFF 미쓰비시컵 준결승 1차전을 치른다. 이어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국립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9일 오후 9시 30분 2차전을 치른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지난 3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미얀마와 조별리그 B조 최종 4차전 홈 경기에서 3-0으로 이기고 3승 1무 승점 10을 기록, 4강에 안착했다. 4경기를 치르면서 12골을 터뜨리고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발휘했다. 조별리그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했다. 12골을 넣고 3골을 실점했다. 다만 1-1로 비긴 태국에 골 득실에서 1골 뒤져 아깝게 A조 2위로 4강에 올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두 한국인 감독의 맞대결이 이뤄졌다.

특히 이번 대회는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 최강으로 이끈 박항서 감독의 마지막 무대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2017년 베트남 사령탑을 맡은 박항서 감독은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미쓰비시컵 우승, 2019년 아시안컵 8강,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이끌면서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를 확 바꿔놓은 뒤 동남아시아 국가에선 한국인 사령탑 모시기가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았고 김판곤 감독이 말레이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한국인 감독이 지도하는 세 팀 모두 이번 대회 4강에 진출했다.

그런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박항서 감독과 신태용 감독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만약 신태용 감독이 이긴다면 본의 아니게 박항서 감독의 ‘라스트 댄스’를 마무리하는 ‘악역’을 맡게 된다.

현지에서도 박항서 감독과 신태용 감독의 한국인 사령탑 맞대결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은 그동안 인도네시아에 밀리다 박항서 감독 부임 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도 두 차례 맞붙어 3-1, 4-0으로 크게 이겼다.

박항서 감독은 “신태용 감독이 좋은 선수들을 많이 귀화시켰고, 선수들이 체력적, 전술적, 기술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면서도 “내가 오고 나서는 인도네시아에 한 번도 안 졌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태용 감독도 그냥 물러설 생각이 없다. 2020년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은 뒤 그 해 2020 미쓰비시컵에서 준우승을 이룬 신태용 감독은 베트남을 뛰어넘어 반드시 우승 목표를 이룬다는 각오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하면서도 미쓰비시컵에서 준우승만 6차례 차지했다.

신태용 감독은 4강에 진출했지만 만족을 모르고 있다. 필리핀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2-1로 이긴 뒤에도 “매 경기 기회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하며 연습했는데 오늘도 완벽한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며 “이제부터 준결승전 준비를 잘해 홈 팬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한국인 사령탑인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도 4강에 올라 이 대회 최다(6회) 우승팀이자 디펜딩챔피언 태국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말레이시아는 2010년 대회 이후 12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국인 감독 간의 결승 대결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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