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중국 BYD에 세계 점유율 2위 내줘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중국 업체들의 고속 성장에 밀려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비야디(BYD)에게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줬다.
4일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점유율 1위 기업은 37.1%를 기록한 CATL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CATL이 만든 배터리의 총 사용량은 165.7GWh(기가와트시)로, 2021년 1~11월의 82.1GWh와 비교해 1배 이상 늘었다.
특히 중국 비야디가 사용량을 1.6배 이상 늘리며 LG에너지솔루션을 밀어내고 2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1~11월 점유율 19.6%로 2위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12.3%로 줄어들었다. 반면 비야디의 점유율은 이 기간에 8.8%에서 13.6%로 늘어 3위에서 2위로 올라왔다.
CATL과 비야디, CALB 등 글로벌 순위 10위권 안에 든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모두 1년 사이 사용량에서 2배가 넘는 고속 성장을 보였다.
반면 국내 3사의 점유율은 1년 사이 30.5%에서 23.1%로 7.4%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54.8GWh를 기록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SK온의 사용량은 72.0% 증가한 26.1GWh, 삼성SDI는 74.9% 오른 22.1GWh로 각각 5, 6위를 유지했다.
중국 배터리사들의 고속 성장을 두고 SNE리서치는 “유럽향 폭스바겐, 볼보 등의 모델과 중국향 테슬라 모델에 중국계 배터리 탑재 비중이 높아진 것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의 호황이 배터리 업계의 성장도 이끌었다.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5·6와 기아 EV6에,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BMW i4, 피아트 500 등에,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 ID.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에 각각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미국, 유럽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완전 폐지하기로 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며 “보조금 정책은 중국의 전기차시장 활성화의 주요 요인으로써 이 정책의 완전 폐지는 완성차 업체들에게 차량 경쟁력만으로 승부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터리 셀 메이커들의 기술 확보와 완성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 강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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