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없는 ‘올 전세’ 아파트라더니…입주민 속인 시행사

분양물 홈페이지 광고. 공정위 제공

월세가 부과되는 임대아파트 입주민을 모집하면서 ‘임대료 부담 없는 아파트’라고 광고한 건설 시행사 SM하이플러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공공건설임대 아파트 입주민 모집 과정에서 거짓 정보를 제공한 혐의(표시광고법 위반)로 SM하이플러스에 시정명령과 9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4일 밝혔다. SM하이플러스는 하이패스 카드 사업, 건설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대기업집단인 SM그룹의 계열사다.

SM하이플러스는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 부산 강서구 공공임대주택 ‘화전 우방 아이유쉘 아파트’ 임대 분양 과정에서 “올(all) 전세형, 매월 임대료 부담 무(無)”, “전체 전세형 임대주택으로 월세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SM하이플러스는 최초 입주일로부터 1년이 지난 2020년 12월부터 임차인(1395세대)에게 월 29만원의 임대료를 부과했다. 해당 아파트는 애시당초 입주 1년 동안만 전세처럼 임대료가 면제되고 이후 4년은 월세를 내는 5년 공공임대아파트였는데, 시행사인 SM하이플러스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올 전세형 아파트’라고만 광고했다.

공정위는 “의무 임대기간 5년 중 1년 동안만 전세방식으로 운영되는 임대아파트임에도, 임대료 부담 없는 전세형이라고 광고하면서 전세방식은 1년에 한정된다는 핵심적인 거래조건을 은폐·누락해 기만성이 인정된다”며 “광고를 접한 소비자는 의무임대기간 동안 계속 임대료 없는 전세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오인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 오인성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도시기금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공공택지에 건설된 국민주택인 장기 공공 임대주택을 분양한 사업자가 핵심 거래조건인 임대방식 변경계획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기만적인 방법을 사용해 다수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침해한 행위”라며 “앞으로도 공공 임대아파트와 관련해 사업자가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했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